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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 예스런 가구 한 점]
시간이 깃든 집

오크원목을 풍부하게 사용해 단정한 스칸디나스타일을 완성한 아파트가 있다. 속을 채운 것은 가족의 추억이 담긴 가구들. 시간이 내려앉은 물건들이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집이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노르웨이숲디자인(norwaywooddesign.com, 02-338-5363)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단순하고 편안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표현한 거실. 플랜트를 적절하게 더해 조용한 공간에 밝고 건강한 기운을 부여했다.

 

쌀쌀한 겨울바람이 뒷목을 서늘케 하는 어느 날, 용인시의 아파트를 찾았다. 밝은색 오크 원목마루가 헤링본패턴으로 깔린 집은 40대 부부와 12살 아들이 사는 집이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깥바람은 다른 나라 이야기인양 집안엔 온통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집주인 심재현, 이지향 부부는 몇 해 전 주택생활을 정리하고 아파트로 이사 왔다. 함께 살던 부모님마저 이사를 나가신 후, 오롯이 세 가족만을 위한 보금자리로 단장을 했다. 오래 전 살았던 주택이 그리워 부부는 옛 집처럼 소박하지만 따뜻한 집을 만들기로 했다.

 

 

 

 

 

 

 

 

 


▲원목테이블이 놓인 공간은 한결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다. 부피감이 느껴지는 컬러풀한 펜던트 조명이 시각적인 포인트가 된다. 뒤편에 서있는 수납장은 에어컨 커버장. 오래전 구입한 것을 컬러링 리폼했더니 새 것처럼 감각적이다.

 

 

134㎡의 넓은 집은 부부가 결혼하고부터 죽 사용해온 물건과 부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가구로 채워졌다. 군데군데 흠집이 나고 때가 탄 낡은 물건들이지만 애정을 담뿍 담아 아껴온 것들이기에 그 자체로 멋스러운 오브제가 된다.

이전까지 작은 집에서 주로 살았던 가족의 가구들은 모두 아담하고 소박하다.

 그러나 가구마다 담긴 추억 때문일까. 집안 곳곳에 가구가 지닌 이야기들로 꽉 채워진 듯하다. 시간이 깃든 집 속으로.

 

 

 

1 그레이컬러가 돋보이는 침대는 오래된 돌침대를 리폼한 것. 컬러만 바꾸었는데 전체적인 이미지가 트렌디해졌다.

2 주방 한켠에 행잉 플랜트를 장식했다. 흰색 타일 배경 덕분에 초록색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플랜트 스타일링으로 생기 더하다

가벼운 느낌의 오크 원목이 풍부하게 사용된 집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 장식을 절제해 단순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는 1950년대 특히 인기를 끈 초기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다. 트렌디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집꾸밈이다.

 

 

 

 


▲안방으로 이어진 베란다 공간. 화단이었던 것을 데크를 깔아 깔끔하게 정리했다.

텃밭보다는 잘 정리된 화원같은 모습이다.

 

 

흰 벽을 배경으로 패브릭 소파와 마리포사 체어를 배치한 거실은 최근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타일링. 그럼에도 전혀 뻔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익숙함이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맞은편에는 대형 원목테이블을 두어 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주인 지향씨는 요즘 식물 기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짙은 그레이컬러의 타일이 촘촘히 발라진 바닥 덕분에 베란다가 더욱 깔끔해 보인다.

 

 

평범한 인테리어임에도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적절하게 포인트 역할을 하는 플랜트 스타일링 덕분이다. 소파 옆에 협탁 대신 화분을 배치한 아이디어가 특히 눈길을 끈다. 벽에 걸린 반원 모양의 리스도 예쁘다. 살아있는 오브제가 조용한 거실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남편 재현씨의 공간인 서재. 이사 오기 전,

작은 집에 살 때 사용했던 아담한 규모의 가구들로 소박하게 꾸몄다.

 

 

안주인 지향씨도 파릇파릇한 식물 덕에 힐링을 느낀다.

“식물을 기르면서 일상에서 여유와 안정감을 느껴요.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별다른 소품이나 꾸밈이 없어도 식물을 놓는 것만으로 공간이 보다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주택의 마당 같은 공간을 대신하기 위해 베란다 정리에도 신경을 썼다. 폭이 좁은 직사각형 타일을 촘촘히 붙인 모습은 이국적이기도 하다. 햇빛이 들이치는 베란다에 화분 여러 개가 옹기종기 제 자리를 잡았다. 텃밭은 아니지만 잘 정돈된 화원 못지않다.

 

 

 

1 싱크대 앞에 난 큰 창문의 프레임을 따라 오크원목을 둘렀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연출했음에도 한국적인 느낌이 나는데, 그 이유는 조명 덕분. 버선처럼 둥근 모양의 조명갓이 마치 한지처럼 보인다. 2 주방은 모던한 컬러와 소재를 사용해 꾸몄다. 원목과 스틸이 접목된 오픈형 상부장이 감각적이다.

 

 

스칸디나비아와 전통 스타일 믹스앤매치

집을 구경하다보면 군데군데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들이 있다. 지향씨의 아버지가 오래전 구입해 사용했던 고가구들이 그것이다. 이국적인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링과 한국적 멋이 느껴지는 가구가 묘하게 어울리면서 색다른 존재감을 내뿜는다.

이렇듯 부부의 집은 동서양의 어울림 덕분에 꽤 매력적이다. 그중에서도 주방은 그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설치미술을 하는 지향씨의 작업실에는 특히나 추억이 담긴 물건이 많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듯한 수납장도 아버지께 물려받은 것이다. 가구에 담긴 시간이 공간을 풍성하게 하는 장식이 되고 있다.

 

 

원형 테이블이 있는 다이닝룸에 전통 나비장이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무려 45년 전 지향씨의 아버지가 직접 구입한 나비장은 한눈에 봐도 세월의 더께가 쌓여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옆에는 모던한 디자인의 스트링선반을 매달아 장식했다. 고가구와 스트링선반이 나란히 배치된 주방은 동서양,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믹스 앤 매치의 백미를 보여준다.

 

 

▲믹스앤매치의 백미를 보여주는 주방. 한국의 전통디자인이 느껴지는 고가구와 현대적 디자인의 스트링선반을 함께 배치한 모습으로 묘미를 줬다. 넓은 다이닝룸에 작은 조명을 설치한 점도 재밌다.

 

 

설치미술가인 지향씨가 쓰는 작업실 역시 이질적인 물건들이 부딪치면서 매력을 한껏 뽐낸다.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주택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에폭시를 깔아 바닥을 다졌다. 그 위에 좌식 테이블을 매치한 모습이 특히 신선하다. 지향씨가 대학생 시절 아버지가 구입한 수납장도 한켠에서 정취를 더한다.

 

 

 

1 신혼 때 구입했던 데이베드를 서재로 옮겨 책 읽기 좋은 안락한 소파로 쓴다. 천장 가까이 선반을 매단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2 촬영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바닥에 에폭시를 깐 작업방. 좌식테이블을 배치한 모습이 왠지 모르게 귀엽다. 종이로 만든 갓을 씌운 조명이 눈길을 끈다. 3 아들 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커튼과 침구의 컬러톤을 맞춰 통일감을 줬다. 4 주방으로 향하는 입구에 오크원목을 넓게 둘렀다. 원목을 풍부하게 사용해 따뜻함과 경쾌함이 느껴진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가구들이 많아요. 예스런 디자인이 멋져서 좋은 장식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의 손길이 닿은 물건을 보면서 위로를 받아서 더욱 애착이 가요.”

 

추억이 내려앉은 가구들은 특별한 스타일링이 없어도 공간과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곳 역시 가구들이 지닌 이야기들이 좋은 집꾸밈이 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스타일과 예스런 전통가구를 시간과 추억으로 버무려 완성한 따뜻하고도 멋스러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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