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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TSUKIJI·ROOM·H

도쿄 빌딩 내에 있는 이 집은 집의 기능을 과감히 축소하고 생략했다.

체감 공간의 극대화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텅 비워져 다른 뭔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리셉션 룸. 벽의 기능을 대체하는 침실의 나무 문을 열면 리셉션 룸은 더 넓어진다.

 

토마스 에디슨은 “성공의 첫 번째 요건은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 하나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또는 정말 하고 싶은 일 하나를 골라 힘을 쏟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택과 집중’에 관한 문제다.

 

마천루가 즐비한 도쿄의 어느 빌딩 안에 있는 이 작은 집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가 적용되었다. 가장 원하는 그 하나를 얻기 위해 나머지 부분은 과감히 축소하고 생략해버린 건축가의 과단성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 PLAN

설계 Yuichi Yoshida & associates(http://4sdy1.com/)

담당 Yuichi Yoshida,Satoru Ando

프로듀서 Suma-Saga-Fudosan Inc.(http://suma-saga.com/)

시공 P 위치 Tokyo,Japan 용도 Housing 바닥면적 47.55㎡

사진 Katsumi Hirabayashi(web-ktm.sakura.ne.jp)


주거기능의 최소화

집은 원래 사무실 용도로 지어졌다. 클라이언트는 싱글인 자신이 살만한 집으로 개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게다가 5~10년 정도 이곳에서 거주한 뒤 임대하거나 되팔 것이라는 전제 조건도 달았다.

집은 47.55㎡. 건축가는 주택으로서 필요한 기능을 최소화 하는 대신 다른 뭔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가능한 넓게 확보되는 플로어 플랜을 세웠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는 집이 훗날 사무실로 재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 리셉션 공간에서 도어로 닫힌 침실은 룸이라기보다 언제든 열리는 가벼운 붙박이장처럼 보일 뿐이다.

 

대략적으로 비슷한 성격의 기능이나 공간끼리 한 데 묶는 ‘구역화(zoning)’ 계획이 먼저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건축계획에서 구역화 개념이 들어가면 공간을 배로 확대시킨 뒤 다시 더 작게 세분화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곳은 반대로 배율을 줄이고 가능한 칸막이가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침실 그리고 욕실과 주방을

하나의 존으로 묶었다. 침실과 욕실 뒤로 주방이 있다. 

 

 

쇼지와 후스마

베드룸(침실)과 워터룸(욕실), 주방이 벽 하나를 끼고 하나의 영역으로 묶여졌다. 이 외의 공간은 비워져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리셉션 룸으로 완성되었다. 영역화된 이 공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주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능만을 모으면서 최소의 규모로 설계한 셈이다.

 

또한 칸막이는 거의 욕실에만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욕실과 침실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공간이라 도어를 달아 여닫도록 했는데 특히 침실의 나무 도어는 벽의 기능을 대체한다. 리셉션 공간에서 접이식 도어로 닫힌 침실은 룸이라기 보다 언제든 열리는 가벼운 붙박이장처럼 보일 뿐이다.

 

 

▲ 주방은 병렬형 레이아웃으로 배치해서 독립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건축가는 “뭐든 하기에 꽤 좋은 장소는 평행선들의 병존을 통해 이루진다”며, “평행선의 교차를 통해 콤펙트한 공간이 얻어졌다”고 설명한다.

 

아마도 그는 일본전통가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하다. 건축가가 말하는 평행선의 병존은 ‘쇼지와 후스마’로 바꿔 설명할 수 있겠다. 일본 전통가옥은 방의 이동을 마루를 통하기 보다 방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쇼지와 후스마는 방과 방을 구분짓는 일본 전통의 미닫이 문이다. 쇼지가 종이를 써서 채광을 고려한 것이라면 나무를 짜서 헝겊이나 종이로 장식하는 후스마는 칸막이 기능이 주목적이다. 침실과 리셉션 룸이 바로 이 후스마로 나눠지고 있는 것.

 

▲ 바닥에는 파켓 플로어를 써서 평행선의 병존이라는 콘셉트를 다시 한 번 살렸고

천장은 그대로 노출시켰다. 벽은 흰색 페인팅으로 마무리해서 천장의 거친 느낌을 보완했다.

 

 

집과 사무실 사이

레노베이션 비용절감과 훗날의 용도 변경 가능성을 감안해서 인테리어 스타일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적용했다.

침실과 리셉션 룸 바닥에는 파켓 플로어를 써서 평행선의 병존이라는 콘셉트를 다시 한 번 이었고 천장은 그대로 노출시켰다. 벽은 흰색 페인팅으로 마무리해서 천장의 거친 느낌을 보완했다. 수납 시스템도 곳곳에 실용적으로 구성했다. 침대 아래는 모두 수납공간이며 입구 주방 쪽에는 제법 큰 창고가 마련되어 있다.

 

건축가는 “이렇게 탄생한 공간은 주거뿐 아니라 소호 사무실로도 사용 가능함에 따라 향후 매매에 있어서도 가치를 올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주방 끝에는 제법 큰 창고를 마련해 공간이 집으로 사용되는 동안의

수납성 문제를 해결했다.

 

요시다 유이치(Yuichi Yoshida)는 일본의 1급 건축사다. 그의 작품은 따스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건축이라는 자신의 작업을 사람과 주거에 관한 이야기로 녹여내고 있다. 2003년 치바공업대학 공학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동 대학 공학연구과 건축 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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