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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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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이 필요한 임대형 소형주거]
아는 만큼 디자인한다

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 특히 수익형주택을 짓고자 하는 경우 첫 번째 고려사항은, ‘전문가의 깊이’다. 소형 주거는 복잡한 공간에 대한 이해와수익성에 관한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그 분야 전문가를 찾아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정리 구선영 기자   이원형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봄날(bomnal) 주택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붉은 목재를 적용해 산뜻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깊이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그것은 이 분야의 범위가 단순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넓고 복잡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프로일수록 넓이가 아닌 깊이 싸움을 한다.

그리 작지 않은 규모의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하는 오너가 있었는데, 별명이 ‘때밀이’다. 주로 사우나, 스파, 찜질방 그리고 워터파크를 전문으로 시공한 회사의 사장이었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그러나 그의 노하우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사실 사우나 시설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경쟁력은 ‘방수공사’에 있다. 제대로 된 방수를 구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사우나 시설이나 워터파크 공사를 무리 없게 하려면 이 분야의 내공이 최소 10년 이상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 공사’만 제대로 하려고 해도 한세월을 바쳐야한다.

 


오래된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사당동 주거지역에 새로 들어선 소형주택 봄날. 원룸과 투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화산석으로 마감하고, 일부에 징크와 붉은 목재로 포인트를 주었다.

 


소형주거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라

호텔건축을 예로 들어보자. 호텔에 있어서는 건축이 중요할까 아니면 인테리어가 중요할까?

식상한 말이지만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게중심이 인테리어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건축 파트에서는 외부의 전체적인 매스와 건축허가에 관련된 일만 하고 나머지는 인테리어 파트에 맡긴다. 심지어 인테리어 파트에서 건물의 외부 매스까지 손대고 있다.

호텔분야에서는 그래야만 제대로 작품이 나온다는 점을 건축주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더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건축가가 인테리어까지, 혹은 외부의 입면까지 손대지 않을까?

그것은 일의 범위가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다. 건물의 외부와 조닝을 구획하는 데만 에너지가 다 소진돼 버린다. 전문분야가 다르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또한, 기능과 미적 감각이 공존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 특히 수익형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가 염두에 두어야하는 첫 번째 고려사항은, 바로 전문가의 깊이다.

 

건축사가, 혹은 시공사가 과거에 주로 어떤 형태의 건물을 건축하고 리모델링했었는지 알아야 한다. 세상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분야가 존재하듯이 건축과 인테리어에도 엄연히 전문분야가 있다.

필자는 그동안, 수익형 주택, 특히 소형주거에 관심을 갖고 작업해왔다. 처음에는 가볍게 이 분야에 접근하기 시작했으나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형주거가 발달한 일본처럼 소형 수익형주거를 전문으로 시공하는 회사가 우리나라에는 그리 많지 않다.

 

초기에는 일본의 소형 주거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또, 소형주거에는 수납공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구공장을 인수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고백하건데, 소형의 수익형 주거에 맞는 옷을 스스로 지어 입느라고 많은 천을 버리게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 이제 조금 제대로 소형주거를 설계, 시공하게 되었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입면 변화로 산뜻한 이미지를 챙긴‘봄날’

지난호에 이어서 이번호에 소개할 주택도 원룸과 투룸으로 꾸며진 소형주택으로, ‘봄날(bomnal)’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사무실에 내방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그러하듯이, 봄날의 건축주도 기존에 계약한 건축사가 설계한 기본안을 갖고 왔다. 건축 매스에 손을 댈 수 없어 난감하지만, 그래도 기본 설계안을 가지고 외부의 입면에 변화를 주고 내부의 조닝에 약간 손을 대어 건축사와 합동으로 초기작업을 했다.

 

사당동의 노후 된 주택가에 위치한 이 주택도 건축사가 설계한 초기안을 토대로 외부의 입면을 디자인해 수정했다. 외벽은 화산석을 빙 둘러 마감하고 자칫 평범해질 수 있기에 가운데 징크 판넬과 우드를 섞었다.

계단실의 창은 약간 렌덤하게 조성하여 디자인포인트로 사용했다. 또한 금속(징크판넬)의 차가운 느낌을 상쇄하기 위하여 징크 하부의 출입구 부분을 멀바우우드로 마감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수익형건물은 상업적인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건물명 ‘bomnal’을 디자인해서 출입구 입면에 부착했다.

 

드라마틱한 배치가 돋보이는 소형 원룸 디자인 아이디어

작은 공간일수록 드라마틱한 공간구조에 대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한눈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방은 매력이 없다. 훵한 공간은 활용하기 보다는 짐만 쌓아두기 일쑤다. 반전 같은 공간만들기 아이디어를 만나보자.

 

 

원룸에서 흔히 사용하는 하이그로시 가구를 적용한 원룸이지만 고급스러운 패턴을 잘 골라 한결 좋은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202호

일체형 가구로 콤팩트하고 고급스럽게

원룸에 있어서 수납은 재차 강조해도 중요한 주제이다. 여건이 허락되는 한 수납공간을 많이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봄날의 202호는 8평 남짓한 원룸이지만 전체적으로 일체형 가구 시스템을 적용하니 콤팩트한 느낌이 살아난다.

원룸에서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가구의 마감재로 조금은 값이 저렴한 화이트 하이그로시를 많이 선택한다. 그런데, 같은 하이그로시라도 무늬목 느낌이 나는 합판을 사용하면 고급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주방가구 상부장에 적용한 와인컬러가 활력을 불어넣는다.

 


 
입구에서 보이는 침실에 가벽을 세우고 롤스크린을 매달아 공간을 구분 짓고 있다.

 

침실에 달린 간단한 선반, 이런 양념적인 요소도 공간에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 원룸의 경우엔 밝은 무늬목 하이그로시 판넬로 가구를 마감하고 상부장에 와인컬러의 하이그로시를 선택해 포인트를 주고 있다.

식탁공간을 조금 큰 스케일로 제작한 이유는 식사도 하고 일상적인 업무도 할 수 있는 다목적 테이블로 사용하라는 배려에서다.

 

입구에서 침실이 바로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침대가 보이지 않도록 가벽을 세웠다. 그러고는 가벽 위에는 롤스크린을 달아 공간을 기능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재실자가 한결 아늑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된다.

 


201호

바 카운터 중심의 다채로운 공간

  

 

원룸 현관에서 바라본 표정. 가운데 바처럼 생긴 카운터가 자리하며 통로를 만들어낸다.

 

봄날의 원룸에는 다소 실험적인 배치를 시도했다. 필자는 평소 소형주거일수록 드라마틱한 연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방의 한 가운데에 아일랜드 바 카운터를 배치한 것이다. 카운터는 다양한 용도를 지니게 된다. 이곳은 젊은이들이 와인도 마시고 공부도 할 수 있는 멀티공간이다.

 

바를 지나면 만나는 침실을 아늑하게 연출했다. 가벽을 세우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한 것.

 

 

바와 침실 사이에 위치하는 붉은 기둥은 디자인포인트이자 수납공간이다.

 

방의 한가운데 바가 설치될 경우 다소 방이 좁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방의 물리적인 공간보다는 심리적인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과감하게 생활의 중심이 바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바에 각종 전자제품을 빌트인해 깔끔하게 시선을 처리했다.

 

바 카운터 끝에 설치한 짙은 갈색 게이트를 통해 침실로 이동한다. 바를 지나 침실 공간에서 바라본 입구는 다소 안정적이다. 바와 침실사이에 위치하는 붉고 굵은 기둥은 디자인 포인트도 되지만, 각종 전자제품을 매입하고 수납공간을 담당하는 기능적인 구성도 된다.

침실 공간도 간단하게 공간을 구획했다. 방 중간에 가벽을 세워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두었다. 평소에는 열어놓고 잠잘 때 닫을 수 있다.

 

 

 

복도 뒤편에서 바라본 바 카운터 아래에는 수납장과 빌트인 세탁기, 냉장고 등이 자리한다.

 

 

이원형

(주)림스종합건설 이사. 건국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후 인테리어와 시공분야에서 두루 쌓은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수익형건물의 메이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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