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에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난 현상인 소형평형 인기 현상이 4·1대책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또 4·1대책의 효과가 점점 떨어지면서 주택거래는 줄어드는 반면 분양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4·1대책 수혜 대상과 비수혜 대상간 명암도 나타났다.
정리 주택저널 편집팀 사진 주택저널 사진팀
지난 6월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은 ‘2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의 매매거래는 소형평형 위주로 이뤄졌으며 중대형의 경우 1분기와 유사한 가격 및 거래량을 보이는 침체 상황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가격상승에 따른 기대감으로 중소형 주택에 대한 호가는 상승했으나 매수는 아직 소극적이었다. 개포주공 등 전분기에 가격이 많이 올랐던 강남 아파트 및 재건축 시장은 소폭 하락하는 등 가격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잠실5단지 한강변 재건축 추진 등 개발 이슈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주변지역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였다.
전셋값은 전분기대비 하향 안정세를 보였으나 전세물건 품귀현상은 여전해 올 3분기 성수기에는 약간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분당의 리모델링 아파트, 용인·하남 등 일부 지역의 소형 아파트 및 급매물건을 중심으로 매매가의 소폭 상승 및 거래량 증가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서 호가만 상승했을 뿐 거래는 없었다. 경기 북부는 가격하락사태에서 벗어나 조금씩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특히 소형, 급매물 위주로 가격이 조금 오른 후 주춤하는 상태고, 중대형은 계속되던 가격하락은 멈췄지만 거래는 부진했다. 인천도 급매물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소형 위주로 소폭의 가격상승이 있었다.
지방에서는 부산, 광주, 대전, 세종 등 최근 상승세가 주춤했던 곳에서 주택가격이 다시 소폭 오르고 거래량도 늘었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전분기에 가격 및 거래량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나 4.1대책 이후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거래량도 늘어났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은 하락세 지속, 천안·아산지역은 소형 중심으로 소폭 상승, 세종은 매매 및 임대시장 모두 가격 상승을 보이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광주와 전주에서는 한동안 오른 주택가격 및 신규 분양 과잉 공급에 대한 부담감이 공존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으며 군산에서는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다가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대구·경북은 매매시장이 활발한 가운데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지방시장 중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에서는 중소형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했고 장기간 누적됐던 미분양아파트들이 소진되면서 전반적인 매물감소로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시장 침체기 맞아 양극화현상도 다양화
이 모니터링 보고서에 언급된 것처럼 최근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 따라, 평형에 따라, 분양가에 따라 또 유형에 따라 서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도 서로 다른 명암을 나타내고 분양시장 내에서도 대조를 보인다.
4·1대책 이후 시장이 다소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상당수 주택건설업체들이 미뤄왔던 공급물량을 쏟아냈다. 서울권을 비롯해 위례, 송도,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와 고양, 김포 등지에서 잇달아 분양물량이 나왔다. 천안·부산 등 지방 도시권에서도 공급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들 분양단지가운데 청약성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예컨대 천안 용곡2차 동일하이빌 아파트는 592가구 모집에 총 1822건이 접수돼 3.07대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일부 평형의 경우 3순위에서 19.6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까지 거론될 정도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판교에서 분양된 알파돔시티도 예상밖의 분양성적을 거뒀다. 881가구의 청약에서 1순위 2만2804명이 몰려 평균 26대1, 최고 98.2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 수도권 분양시장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대구 세천 한라비발디는 994가구 모집에 5554명이 청약, 평균 경쟁률 5.59대1을 기록했으며, 전용면적 84㎡ A타입은 8.2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성공을 거둔 단지의 공통점은 저렴한 분양가다. 천안 동일의 경우 분양가를 3.3㎡당 690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지자체에서 승인한 가격은 물론 주변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낮춘 금액이다. 중형대의 분양가를 되레 더 낮춘 점도 인기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상복합아파트인 ‘판교 알파리움’ 역시 3.3㎡당 평균 1897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점이 수요자들의 발길을 끄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판교 알파리움은 이외에도 환승권 등으로 입지가 양호하고 실내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점 등도 수요층에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지역내에서도 편차 보여
새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다돼가는 시점에서 주택시장은 곳곳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만 하더라도 수도권은 하락하는 반면 지방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즉 몇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부산, 대전 등은 약세가 이어졌고, 최근 공급이 부족했던 대구, 경북, 세종, 충남 등은 상승했다.
서울에서도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했으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몰린 송파, 강동, 강남 등 3곳은 소폭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성향이 강해 정책 변수나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들 3곳은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오름세가 나타났고 4.1대책 발표 이후 저가 매물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상승했다.
재미있는 것은 강남4구에서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양극화를 보인 점이다. 즉 강남4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상승한 반면 일반아파트는 하락했다. 송파의 경우 서울시가 한강변 가이드라인 발표로 초고층 건립이 가능해지면서 새정부 출범 기대감과 맞물려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잠실 주공5단지는 최근 1억원 이상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강남3구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의 연간 3월~5월 거래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남3구는 올 3~5월 3648건이 거래돼 2009년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비해서도 47% 정도 늘었다.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시 전체 거래량은 2012년 대비 26% 정도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