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신청 광고문의
  • 주택저널 E-BOOK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수익형 주택 하우징
·Home > 하우징 > 살고 싶은 집
[토우재 조성준의 판교 643-4]
젊은 가족의 꿈이 자라는 집 토우재

서판교 끝자락에 자리한 단독주택단지에 가면 단번에 눈길을 끄는 집이 있다. 동네 주민들이 이구동성 피라미드집이라고 부르는 강명봉·류지영 부부의 집이다. 지붕에서 바닥까지 사선으로 기울어진 입면이 언뜻 신비로운 피라미드를 연상시킨다. 집을 뒤덮은 사비석이 풍기는 견고한 느낌도 특별하다.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는 이 집에 자신들의 꿈과 미래를 담았다고 말한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5kW태양광발전기를 가동하고 내외단열을 철저히 한 덕에 냉난방비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집이 되었다. 설계시 부터 태양광설치를 고려해 경사도를 정했고, 준공 후 태양광 설치에 따른 하자가 없도록 건물시공단계에서 연결 자리를 마련해 놓는 등 주택의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치밀한 계획 아래 지어진 집이다. 

 

집이 꼭 반듯한 사각형이어야만 할까. 공간은 꼭 커야 제 맛일까. 때마다 이사 다니지 않고 평생 살 수 있는 집은 없는걸까.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 강명봉·류지영 씨에게 집이란, 그들 집의 구석구석을 점령한 레고 블록이나 미니어처처럼 주인장의 취향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매력이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나 다름없다. 부부는 거창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작지만 풍성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원했고, 그래서 사각박스에서 벗어난 다소 파격적인 틀의 피라미드 집을 수용할 수 있었다.

 

 

아기자기 다채로운 공간이 빛나는 집

틀의 변화는 대번에 공간의 변화를 가져왔다. 부부의 집은 일반적인 사각매스에 삼각형을 씌워 부분 부분을 비워냄으로써, 그 어느 집보다 풍성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남쪽을 향해 배치된 공간들이 긴 경사지붕으로 인해 특색을 갖게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안방 일부와 2층 자녀방을 시각적으로 오픈한 점이다. 아래층과 위층에서 올려다보고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해 어린 자녀와 부부가 소통할 수 있다. 2층 가족실 전면의 느낌도 색다르다. 박공지붕의 경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긴 남쪽 테라스는 아담한 가족실을 시각적으로 크게 보이게 한다. 박공지붕이 옥상에 이르러서는 프레임으로 변신해 텅 비어보일 수 있는 옥상공간을 아늑하게 구획해준다. 집주인은 프레임에 어닝을 걸어 텐트처럼 활용할 계획으로 들떠 있다.


이밖에도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가득하다. 옥탑에서부터 2층을 거쳐 1층까지 빛이 관통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계단실을 비롯해, 2층 욕실에 별도로 달린 야외테라스는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하늘이 열리는 내밀한 공간들이다. 마당도 아기자기하다. 도로면에서 1m 정도 들어 올려 만든 작은 마당이 거실 전면에 자리한다. 적당한 높이로 마당을 둘러싼 벽 때문에 외부에서는 시선이 닿지 않지만 안에서는 동네를 내다볼 수 있는 사적인 마당이 되었다.

 

▲ 이웃들은 이 집을 피라미드집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매스에 삼각형의 외피를 씌운 후 비워 내면서 다채로운 입면을 계획한 점이 흥미롭다. 집 전체를 뒤덮은 화강암 계열의 사비석은 견고한 느낌을 준다.

 

 

  

가족 구성원의 변화를 담는 주택

1년 전 입주할 때만 해도 부부에겐 아이가 없었다. 지금은 태어난지 100일이 갓 지난 아들이 있지만. 이처럼 부부의 삶은 앞으로도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집을 옮겨 다니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이 집이 가족의 변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게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처음은 부부 둘만을 위한 공간이면 된다. 그래서 1층에 안방, 거실, 주방을 위치시키고 계단실은 유리문으로 막아 1층 주택으로만 쓸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하면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고 공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시간이 흘러 태어날 아이를 위해 요람을 둘 수 있는 공간을 안방에 붙여 두었는데, 지금 시기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아이가 좀 더 커서 2층 방으로 옮겨 가면, 아이와 부부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자녀방과 안방의 오픈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자녀방의 반대편엔 서재를 복층으로 두고 옥상과 연결해 아이와 부부가 함께 꿈을 키워가는 공간을 만들었다.

 

▲ 도로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흙을 돋우고 벽을 세워 만든 마당의 모습. 현관에서 바로 마당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문을 내었다


 

아들의 응원과 아버지의 사랑으로 완성한 집

복잡한 집의 형태만큼이나 공사과정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젊은 감각의 건축주는 아이디어를 적극 지지해 주었고, 시공 상의 어려움과 재료선정은 시공자가 훌륭하게 해결해 주었다. 시공자는 건축주의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어느 시공사보다 꼼꼼하게 시공했고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사실 부부는 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갖지 못했다. 치과의사로, 약사로 맞벌이를 하던 부부에게 집은 그저 잠자고 쉬기 위한 곳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친손주를 기다리다 못한 아버지가 집을 지어줄테니 하루빨리 손주를 안아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로 시작된 집짓기가 두 사람의 삶을 180도 변화시켜 놓았다. 일이 끝난 후 재빨리 돌아가고 싶은 곳이자 레고 장남감 만큼이나 흥미진진함이 있는 놀이터가 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 이 집에서 새 식구가 태어났고, 건축가와 건축주, 그리고 건축주의 아버지는 이제 이 집이 아이가 꿈을 키워가는 집이 되기를 한마음으로 바라게 되었다.

 


1 집의 한복판에도 자연광이 들어선다. 옥상에서부터 타고 내려온 빛이 1층 바닥에 와 닿는다. 2 다이닝룸에서 나설 수 있는 마당이 자리한다. 나무 데크를 깔아 아이의 놀이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3 1층의 계단실에 유리벽을 세우고 유리도어를 설치한 것이 보인다. 아직 아기가 어리기 때문에 1층에 안방과 주방, 거실을 두고 1층을 중심으로 주택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계단실 도어는 냉난방비를 아끼는데 매우 유용하다.




가족실이 있는 2층 계단실의 풍경. 천창에서 내려온 빛이 2층 바닥의 유리를 통과해 1층까지 전달되고 있다.



 


빛의 통로다. 작은 장치 하나가 집안 깊숙한 곳까지 외부의 변화와 기운을 전달한다.

 

조성준

판교 643-4번지를 설계한 조성준은 전북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토우재에서 젊은 건축가로 실무를 쌓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판교 운정헌, 1005-4주택, L.K.하우스, 안양우리병원, 소나무주택이 있으며, 현재는 여수백병원 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643-4번지 설계는 토우재 육정근 소장과 함께 진행한 것이다.

02-2057-2101 www.towoojae.com

 

왼쪽으로 이동
오른쪽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