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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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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도전02]
오경아의 '낯선정원'

가든디자이너 오경아(오가든스) 대표가 우리 앞에 내놓는 정원들은 새롭고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씨앗을 보관하는 씨앗뱅크가든부터 그 이름도 생소한 자갈정원, 도심 한복판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만든 정원에 이르기까지 호기심 충만한 그녀의 정원을 만나본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도심 한복판 낡은 컨테이너를 온실로 바꿀 수 없을까...낯설지만 새로운 정원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가든스 오경아(오른쪽 사진) 대표는 새로운 개념의 정원디자인을 속속 제시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아온 인기 가든 디자이너다. 공중파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돌연 영국으로 떠나 조경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방송작가에서 가든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오 대표가 2012년 한국에 돌아와 의욕적으로 선보인 정원들은 낯설지만 설득력있게 다가선다.

 

오는 10월20일 폐막하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등장한 씨드뱅크가든도 대표작. 오 대표는 국내 기업과 지자체들이 참여하는 참여정원 안에 컨테이너 박스 내부에 100여종의 씨앗을 보관할 수 있는 씨앗은행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생소한 씨앗은행의 존재 이유를 생각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호평했다. 씨드뱅크가든은 언제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식물의 씨앗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한 프로젝트였다.

 


서울 광화문 KT빌딩 앞에 설치된 컨테이너 정원. 도시 한복판 길거리에 낡은 컨테이너를 활용해 특별한 그린존을 선사하고 있다.

 

“아직은 가든디자인의 영역이 너무 좁습니다. 우리의 가든디자인도 건축, 미술 등 다양한 분야와 호흡할 수 있어야 하죠.”


씨앗이 보관되어 있는 컨테이너 앞에는 그녀가 디자인한 자갈정원이 펼쳐진다. 뽀송뽀송한 토양 대신 자갈을 뿌려놓고 식물을 심어 놓은 이 화단 역시 한국에선 낯선 정원이 아닐 수 없다.

 

“유럽에서는 자갈정원이 제법 보급되어 있어요. 국내에는 처음 소개하는 가든인데요. 앞으로 우리 기후에 맞는 식재를 좀더 연구해야하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가치가 있답니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물을 절약하면서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오경아 대표의 남다른 생각은 다양한 작업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화문 미대사관 옆 KT빌딩 앞 종일 사람이 붐비는 보도에는 그녀가 디자인한 컨테이너정원이 당당이 서 있다. 도시 한복판에서 미관을 찌푸리게 하는 낡은 컨테이너를 정원으로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한 프로젝트로, KT직원들의 텃밭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일산에 위치한 백마역 주변 녹지공원 조성에도 그녀의 손길이 닿아 있다. 백마역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잊혀질뻔한 옛 기차역사를 시민의 쉼터이자 추억의 장소로 돌려놓았다. 

 

“앞으로도 흔히 말하는 예쁜 정원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가든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가든디자인의 영역이 너무 좁아서 안타깝죠. 미술, 조각, 건축, 대규모 공원설계 등등 다양한 분야와 가든디자인이 만나 협업할 수 있다면, 좀 더 독특하면서도 힐링이 되는 수준 높은 그린환경을 만들 수 있으리라 봅니다.”

 





1 씨드뱅크 가든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등장한 씨드뱅크 가든. 오경아 대표는 컨테이너 안에 100여종의 씨앗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병마다 씨앗을 저장했다. 주로 우리가 먹는 식물의 열매이거나 잎, 줄기, 뿌리들이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들어가지만 이내 씨앗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만드는 가든이다.


언제 어떤 위험에 의해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식물의 씨앗을 모으는 일은 지구를 복원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노르웨이의 씨드뱅크는 산속 1300미터 지하에 지어져 핵폭발에도 끄떡없도록 설계되었고, 세계 최대의 씨드뱅크인 영국 큐가든의 밀레니엄 씨드뱅크는 2020년까지 세계 식물의 20% 씨앗을 모을 계획이고, 우리나라의 국립수목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에 씨앗을 모아두는 씨드뱅크가 운영 중이다.


2 자갈정원

 


자갈정원


씨드뱅크 가든 앞으로 자갈정원이 펼쳐진다. 자갈 정원(Gravel Garden)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하다. 자갈 정원은 영국의 베스 샤토(Beth Chatto)라는 정원사가 성공시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을 시킨 정원의 형태로, 일반적으로는 땅 위를 덮어주는 재료로 자갈을 쓰기 때문에 그 모양에서 ‘자갈 정원’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자갈정원은 가뭄에 강한 식물로 구성된 화단이다. 때문에 극심한 가뭄을 제외하고는 자연 상태의 강수량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하다. 자갈정원은 두터운 거름층 위에 물이 침투될 수 있는 천을 깔고, 식물을 심은 뒤, 자갈을 덮어준다. 물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는 요즘, 자갈정원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정원으로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물 부족 문제와 무관치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물을 자주 주지 않고도 정원을 가꿀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한국식 자갈정원을 디자인했다. 군데군데 폐드럼통을 활용해 만든 화분들이 놓인 오경아 디자이너의 자갈정원은 업사이클링 정원이기도 하다.

 

3 컨테이너정원




광화문 KT빌딩 앞에 가면 낡은 컨테이너를 다시 꾸며 만든 컨테이너 정원을 만날 수 있다. 통상 식물을 용기에 담아 조성한 정원을 컨테이너 정원이라고 한다. 그 용기는 돌이 될 수도 있고, 나무박스나 플라스틱 혹은 콘크리트 도기 등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 키가 작고 뿌리가 깊지 않은 초본식물은 얕은 컨테이너에 심고, 키가 제법 큰 관목은 뿌리를 다 담을 수 있는 깊은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된다.


광화문 컨테이너 정원에서는 나무로 만든 크고 작은 용기에 가지와 고추, 토마토 같이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채소류와 페츄니아, 봉숭아 같은 화초류를 식재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담아냈다. 컨테이너 정원 옆에는 의자와 화단을 결합한 벤치를 제작해 놓고 시민들의 쉼터로 활용 중이다.


<이어진 기사>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1] 최시영의 ‘밭디자인’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2] 오경아의 '낯선 정원'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3] 구자필의 '가든디자인'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4] 박향인의 ‘미니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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