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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집]
아파트, 아트갤러리가 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집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그 로망은 대개 그림 같이 예쁜 집일 테다. 이제 막 결혼한 이재숙 씨는 남들이 그림 같은 집을 꿈꿀 때 그림 많은 집을 꿈꿨다.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하면서 꾸준히 그림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투영한 그림 작품들로 꾸민 그녀의 집을 소개한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망입 유리로 만든 현관 중문을 열면 오드리 헵번 그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감성을 채워주는 집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방문객을 반기는 것은 오드리 햅번의 흑백사진 2점. 밝은 색으로 페인팅한 벽과 대비를 이뤄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장실 입구엔 팝아티스트 리히텐슈타인을 오마주한 작품이 걸려있고 거실 한쪽엔 그녀가 직접 그린 애완견 그림과 이젤이 놓여 있다.

 

이재숙 씨의 집엔 유독 액자가 많다. 그 외에 다른 아트웍도 눈에 띈다. 잡동사니를 담아두는 거실 수납함은 앤디워홀의 대표작인 ‘캠벨스프’를 본떠 만든 제품이고, 주방 천장에 걸린 비행기모형은 국내 작가의 설치작품 중 일부다. 그녀의 집을 둘러보면 마치 소규모 아트갤러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미술을 전공한 재숙 씨는 현재 SK플래닛 아이마그넷에서 이미지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대학생 때는 미술관 큐레이터 인턴으로 일한 경력도 있다. 여러 경로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작품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집안 곳곳에 자리 잡은 미술작품과 인테리어 오브제는 결혼하기 전, 학생시절부터 조금씩 사 모은 것들이다. 분당구에 위치한 그녀의 집은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며 천천히 완성한 곳이다.

 


집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현관 앞 복도에 오드리 햅번 사진작품을 걸었다.

 

인테리어 주인공, 그림

 

재숙 씨는 종종 경매를 통해 그림을 구입한다. 신진작가의 작품이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자주 경매에 나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매를 통하면 가품을 살 염려가 없다. 또한 각 작품마다 적정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특히 판화작품은 비교적 저렴해 눈여겨보는 편이다.

굳이 사지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잡지페이지를 오려 만들거나 좋아하는 그림을 직접 프린트해 액자를 만드는 식으로 그림을 만들어 걸기도 한다.

 


 거실 전경. 페인트칠로 마감하고 조명 배선을 독립적으로 시공해 갤러리같은 분위기를 냈다.

 

그림 진열은 픽처레일을 활용했다. 벽에 그림을 걸때마다 못을 박아버리면 벽에 흔적이 남아 액자 위치를 바꾸기 어려워 질 것을 고려했다. 무엇보다 페인트칠한 벽이 너무 마음에 들어 구멍을 내기 싫었다고. 못 박는 수고 대신 남편과 픽처레일을 셀프 시공해 비용을 낮췄다.

재숙 씨네를 더욱 갤러리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은 바로 조명이다. 온전히 그림만 비추는 포인트 조명을 설치해 그림을 주인공으로 만든 것. 일반 주택보다 간접조명을 많이 달고 조명 배선을 모두 독립적으로 시공해 자유자재로 조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덕에 갤러리 느낌이 한층 배가됐다. 단, 조명 버튼이 많아져 헷갈리는 것은 단점이라고.

 


1 화장실 입구에 못으로 그림을 걸고 포인트 조명을 달아 공간을 꾸몄다 .

2 책장을 눕혀 장식장으로 활용했다. 의자에 놓인 것은 재숙 씨가 직접 만든 캘리그라피 작품.

3 남편의 서재. 책과 그림, 빈 병 등을 인테리어 오브제로 활용했다.

 

과감한 페인트칠로 공간을 바꾸다

 

재숙 씨는 집의 모든 벽을 벽지가 아니라 페인트로 마감했다. 벽지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선 흔하지 않은 선택이다. 거실과 주방은 액자를 많이 걸어도 넓어 보일 수 있게 하얀색에 가까운 블루톤의 페인트를 칠했다. 부부침실은 짙은 브라운 컬러의 앤틱 가구에 맞춰 옅은 베이지톤의 페인트를 선택했다. 여기에 같은 색 허니콤 블라인드를 달아 따뜻한 느낌을 줬다.

 


1 노란색에 어울리는 팝아트 작품으로 포인트를 줬다. 멋진 카페나 레스토랑의 화장실처럼 화려하다.

2 침실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앤틱 분위기를 살렸다. 베이지색 페인트와 원목 가구가 잘 어울린다.

 

페인트칠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공간은 화장실이다. 리모델링을 진행할 당시 너무 바빠 화장실은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노란색 페인트를 칠했다고 했을 때 내심 걱정했지만 막상 시공이 끝난 후 보니 강렬한 컬러감으로 집의 포인트가 돼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2면에 과감하게 채도가 높은 노란색을 칠하고 나머지 2면엔 앤틱 벽돌느낌이 나는 타일을 시공했다. 앤틱과 모던이 합쳐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팝아트 작품이 그려진 잡지를 오려 액자로 걸어두니 공간 자체가 하나의 아트웍처럼 보인다.

 


부엌은 넓어보이도록 수납장과 가전제품 모두 하얀색으로 맞추고 컬러풀한 소품으로 포인트를 줬다. 식탁 전등은 이케아 제품, 조명에 달린 비행기모형은 큐레이터로 일할 때 얻은 설치작품 중 일부.

 

저렴한 제품으로 실용성도 놓치지 않아

 

리모델링 시 예쁘게 꾸미는 것만큼 신경 쓴 것이 실용적으로 꾸미는 것이었다. 보기에만 좋고 맛없는 떡보다는 조금 부족해도 정감가고 맛있는 떡이 좋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 가구와 가전은 사용하기 편한 자리에 두고 저렴한 제품을 사용해 비용을 절약했다.

수납장과 선반은 이케아 제품을 골랐다. 남편 서재에 설치한 것도 모두 이케아 제품이다. 저렴한 제품을 구입할 땐 기능성을 중심으로 선택하고 튀는 디자인 보단 깔끔하고 무난한 화이트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집에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소품 중 하나가 바로 식탁 전등.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얇은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이케아 제품이라고. 가볍고 청소하기도 편해 일석이조다. 액자는 그동안 사용한 것을 공간에 맞게, 그림에 맞게 페인팅해 리폼했다. 돈 안 들이고 낡은 액자를 새 것으로 바꾼 방법이다.

 

“요새 유행하는 북유럽 인테리어나 빈티지스타일은 보기는 예쁘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집이란 무엇보다 사는 사람의 감성이나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집이 예쁜 집은 아니더라도 나와 닮은 집일 거예요. 그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고, 이 집은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모아온 그림으로 꾸며진 집이거든요.”

집주인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공간, 그래서 이 집은 그녀가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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