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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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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 05]
한옥문화원 장명희 원장

‘한옥으로의 초대’. 1999년 국내 최초로 열린 한옥 공개강좌의 이름이다.

국내 최고의 대목수 신영훈 선생이 강사로 나섰고, 당시 강좌에 참석했던 장명희(현 한옥문화원 2대 원장) 씨가 한옥문화원 설립을 주도했다.

2000년 3월 신영훈 선생을 1대 원장으로 하는 한옥문화원이 구성됐고, 같은 해 9월부터 한옥건축 전문인 양성반을 개설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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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한옥문화원의 등장은 근대 이후 멈춘 한옥건축의 시계를 작동시켰다. 그해 한옥건축 전문인 양성이 시작됐고, 일반인 대상의 한옥 강좌가 닻을 올렸다. 설립부터 지금껏 한옥문화원을 꿋꿋이 지켜온 장명희 (위 사진) 원장을 만났다.

한옥문화원은 지난 15년간 한옥문화 전파에 헌신해온 비영리사단법인이다. 무엇보다 한옥의 가치와 기술을 널리 알리는 교육사업에 매진하며, 50여 명의 문화재·전통문화 전문가들이 후학 지도에 나서왔다.

 

특히 ‘한옥으로의 초대-아파트를 한옥처럼’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일반 강좌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대주거공간의 대명사인 아파트 실내에서도 한옥의 소재와 기법을 활용해 한옥의 멋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끈 실용강좌였다. 이후 ‘한옥 인테리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촉매제가 되었다.

 

한옥의 정보를 올바로 전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전개해왔다. 회보 형식으로 나오다가 2007년 한옥전문지로 새롭게 탈바꿈한 <한옥문화>를 지금껏 발행하고 있으며, <한국의 고궁> 등 단행본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전통 한옥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작업에도 나서왔다. 2000년 영국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 한옥 사랑방의 기술지도를 비롯해 북촌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 등 한옥의 신개축은 물론, 한옥형 리모델링에도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

한옥문화원 장명희 원장은 “전통 건축기법과 현대 생활양식이 어우러진 한옥 살림집의 본보기를 제시하고 싶었다”며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한옥문화원은 2000년 이후 꾸준하게 한옥건축 전문인 양성에 힘써왔고, 일반인 대상의 한옥 강좌를 열어 현대주거에서 한옥을 만나고 응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아왔다.

 

 

한옥문화원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개인적으로 한옥의 깊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999년이다. 신영훈 선생의 강의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한옥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드물었다.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울 때와 같았다고 할까. 한옥에 관한 귀한 정보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떠도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이 컸다.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신영훈 선생과 함께 한옥문화원을 열었다. 우리가 무엇이든 하기만 하면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시절이다.

 

 

계간지 ‘한옥문화’를 통해 한옥비평에 나섰는데.

한옥비평은 불편한 일이다. 사람이 생활하는 살림집을 비평한다는 것은 더구나 그렇다. 그럼에도 지금은 한옥비평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공감하는 건축주와 전문가들이 참석해 11차례 진행했다. 정답을 찾자는 게 아니라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다. 건축주가 충분히 고민해가면서 지은 집을 찾아 그 흔적을 쫓아가며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그 내용을 한옥문화에 충실하게 담고 있다. 섭외에서 기록까지 어렵지만 보람된 일이다.

 


 

 

한옥의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보는지.

안타깝게도 한옥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높은 비용 때문이다. 한옥 짓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비용 발생은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인 시도를 하고 있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한옥문화원은 좀 더 많은 사람이 한옥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아파트를 한옥처럼’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강의를 한 것이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제대로 한옥을 지을 수 있는 전문인력을 충분히 양성하고 한옥을 바로 알리는 대중교육을 강화하는 일이다.

 

 

한옥을 지으려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점은.

한옥이 지닌 한국적인 느낌을 잘 살리는 게 필요하다. 한옥은 소재가 주는 편안함과 비례미가 주는 편안함이 백미인 건축물이다. 그런데 최근의 건물들을 보면 한옥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 보니, 다소 과장되게 짓는 경향이 있다. 살림집의 기둥과 보를 불필요하게 굵게 쓴다든지, 창호 무늬를 지나치게 화려하게 쓴다. 한옥에서 창문은 얼굴과 같은 존재다. 적절한 비례와 편안함을 주어야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그밖에 한옥이 지닌 디테일에 대한 공부도 병행해서 살려준다면 아름다운 살림집으로서의 한옥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이 현대주거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한옥은 충분히 기능적인 건축물이다. 오랜 기간 동안 이 땅의 기후와 퐁토, 지형에 적응한 결과물이 바로 한옥이기 때문이다. 과거 전통건축 방식으로 짓는다면 춥고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면서도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다. 단열재만 제대로 쓰고 틈새만 기밀하게 시공해도 살림집으로서 아쉬움이 없다.

 

 

한옥문화원의 활동이 주거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길 바라나.

한옥문화원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다. 전통은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전통문화가 지닌 지혜의 유산을 잘 응용해서 다양한 스팩트럼의 현대 건축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한옥을 제대로 짓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과 대중교육을 통해 한옥을 바로 알리는 것이다. 전문가든 일반인이든 한옥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보이는 것이고, 십분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진 기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1] 도시연대 김은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2]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유창복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3] 동해 서해그랑블 김선자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4] 주거환경연합 최찬환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5] 한옥문화원 장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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