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그물을 침실 파티션으로 써서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줬다.

바야흐로 21세기는 ‘통섭의 시대’라고 했다. 주거공간도 통섭의 시대에 접어들었으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AIRBN’P HOME이 좋은 예가 되겠다. 이 집은 넓게는 집과 숙박시설 간, 좁게는 침실과 주방 간, 침실과 가구 간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집 주인이 세계 여행객들에게 자신의 주거지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글로벌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실가구와 주방가구의 통합

따라서 이번 인테리어 프로젝트는 짧은 여행에 최적화된 공간 설계에 그 목적이 맞춰졌다. 그리고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특별한 숙박경험이 추가로 더해졌다. 집 면적이 30㎡로 굉장히 좁은 데다 욕실과 리빙룸 사이의 벽이 내력벽이라 작업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침실가구와 주방가구 간 구분을 두지 않은 벽 선반 디자인.

그러나 헝가리 디자인 그룹 POSITION Collective는 목적에 부합하면서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는 명쾌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자작나무합판 시스템이었다.

자작나무합판 시스템은 모던하고 세련된 아파트에서 자연적 감성을 드리울 뿐 아니라 더블 침대와 수납장, 그리고 주방가구와 세탁기까지 아우른다. 흡사 제각각의 작은 조각들이 모여서 근사한 완성체를 이루는 퍼즐 게임처럼.

▲주방이지만 벽 선반 디자인 덕에 거실처럼 보인다.

침실은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을 달성한다. 인출식 수납장과 여닫이 수납장, 선반과 같은 각종 수납시설을 체계적으로 결합하고 그 위에 더블 사이즈의 침대를 얹혔다. 이 중에서도 인출식 수납장은 침대를 향하는 계단으로 이용되게끔 했다.

 자작나무합판 시스템에서 침실과 함께 주목되는 다른 하나는 주방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반이다. 침실가구와 주방가구라는 명칭이 무색해질 정도의 높은 통합성을 띠고 있다.

선반은 상황에 따라 재조정해 쓸 수 있는데 숙박시설로 이용할 경우 헝가리 예술품이나 디자인 제품, 책, 홈 액세서리와 같은 것들을 진열해 여행객에게 특별한 기분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리빙룸에 이어 모던 시크한 분위기로 디자인된 욕실.

집과 숙소의 통합

아울러 침실에는 흰색의 그물을 침실 파티션으로 응용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덕분에 침실의 프라이빗한 아늑함은 보장되면서 공간은 융합되는 이중성을 함께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자작나무합판 시스템 반대편에는 밝은 그린 톤의 메탈 파이프를 설치했다.

▲침실 맞은 편은 메탈 파이프를 달아 가볍게 옷을 걸 수 있게 했다.

짧은 여행에서는 옷가지를 캐비닛에 보관하기보다 보이는 곳에 가볍게 걸어 두는 걸 선호하는 여행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욕실과 리빙룸을 나누는 벽에는 뽀얀 샌드블래스트 유리를 설치해 욕실로 유입되는 일조량을 최대화했다.

자작나무합판을 주요 자재로 썼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통합적인 디자인 덕분에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소 중 하나로 발돋음했고, 당초 목적대로 투숙객들 사이에서 기억에 남는 숙박장소로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PLAN

프로젝트명 AIRBN’ P HOME 건축 및 디자인 POSITION Collective

위치 Budapest, Hungary 면적 30㎡  사진 Balazs Glodi

헝가리 디자인 그룹 POSITION Collective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에게 수준 높은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들만의 컨셉과 스타일에 대한 방향성은 헝가리를 대표하는 인테리어 및 제품개발회사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ZONA 레스토랑과 비엔나 UN 헤드쿼터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프로젝트며, 가구와 조명 그리고 홈 컬렉션이 2014 두바이 디자인 데이와 2013 런던 디자인 정션에서 히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