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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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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견주택건설업체의 수도권 진출

요즘 주택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중의 하나가 지방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수도권 진출이다. 몇몇 업체들은 오히려 대형업체들보다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 업체가 수도권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주택건설실적도 몇손안에 꼽힐 정도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침체로 대형업체들이 주춤하는 빈 자리를 이들 중견업체들이 메우고 있다.

글 최승철(이룸디앤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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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단골 공약(空約)이 몇 가지 있다. 허울만 번지르르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는 대표적인 공약 가운데 하나가 ‘중소기업을 살리고 지방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좋은 얘기이고, 공약대로만 이루어졌다면 대한민국은 벌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경제구조를 가진, 그리고 전국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정말 ‘좋은 나라’가 되어 있을 터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음 번 선거에서도 똑 같은 공약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득세하고 중소기업은 연명하기만도 바쁘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경제는 아슬아슬한 위기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산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수도권 주택시장 중심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지도 않고 대기업도 아닌, 지방의 중소주택건설업체들은 말 그대로 태생부터 성장판이 닫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이번엔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를 해보지만 결과는 늘 마찬가지. 그러다 보니 중소주택건설업계의 정책 개선 건의는 매년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다. 대정부건의안 표지의 날짜만 바꿔 써도 무리가 없을 정도가 된 것이다.

 

 

‘전국구 업체’ 되려면 수도권 공략은 필수

‘대한민국은 수도권 공화국이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도권의 인구와 산업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서울, 그리고 수도권이 대한민국을 움직이며 지방경제 위에 군림한다.

 

주택산업계 또한 수도권이 핵심이다.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많은 주택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므로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이름을 떨치지 않고 이른바 ‘전국구 업체’는 된다는 건 불가능하다. 주택건설업체로서 성공을 거두려면 수도권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아파트 브랜드 대부분이 서울 대기업들의 것입니다. 지방 현지 기업과 서울 대기업 아파트가 동시 분양을 하면 자기 안방에서도 현지 기업 분양률이 저조한 것이 현실입니다. 전국적인 브랜드의 위력은 그 정도로 대단합니다. 그래서 아예 대기업에 시공을 맡기고 그 브랜드를 가져다 분양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거죠.”

 

올해 수도권 공략을 시작한다고 알려진 부산의 한 중견주택건설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대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하려면 일단 회사 브랜드부터 키워야 하는데 그러자면 수도권 진출은 필수”라고 말한다. 그 지역에서 아무리 유명한 주택건설업체라고 하더라도 서울의 대기업 아파트 브랜드 앞에서는 그저 초라해질 뿐이다. 성장하려면 전국구 주택건설업체라는 브랜드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지방업체들이 수도권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현실적인 이유는 또 있다. 지방보다 수도권의 사업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지방의 중견주택건설업체들의 수도권 진출이 늘었던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결과는? 성공한 업체도 있고 실패한 업체도 있다.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닌, 조금은 어정쩡한 상태인 업체도 있다. 지방의 중견건설업체들의 수도권 진출은 득일까, 독일까?

 

‘2013년 전국 살기좋은 아파트’ 종합대상(대통령상)을 받은 대전의 금성백조주택. 어쩌면 이 회사가 중견주택건설업체 수도권 진출의 모범사례가 될 지도 모른다. 금성백조주택은 얼마 전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분양에 성공, 수도권 진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전에서 건설회사를 설립한지 30년만에 수도권으로 전국 브랜드로의 발돋움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정성욱 회장은 현장에서 뼈가 굵었지만 충남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한 합리적인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30년 동안 그는 기업의 외형을 키우기 보다는 작지만 알찬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경영방침을 고집스레 지켜왔다. 회사의 외형이 성장했음에도 충남과 대전권에서 주로 주택사업을 벌여온 것도 이 때문이다.

 

“1981년 창립 이후 80년대 후반과 90년대에는 서울 등에서도 건축현장 시공실적이 제법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적 한계, 지리적인 어려움 등으로 수도권에 자체사업 비중을 늘리는 것은 어려움이 컸죠. 당시 사업을 확장하고 규모를 늘렸다면 수도권 주택건설 실적은 늘었겠지만 IMF나 세계금융 위기의 파고를 쉽게 넘었을 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정성욱 회장, 2013년 11월 주택저널과의 인터뷰 중에서)

 

금성백조주택의 아파트 브랜드는 ‘예미지’. 아파트가 단순한 ‘집’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정회장의 생각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사는 사람의 삶이 더 아름다운 아파트를 짓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자신만의 색깔을 내세울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얻은 금성백조는 이제 지역다변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경찰공제회 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해 서울 사대문 안에도 진출했고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분양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지역 다변화가 단순히 수도권 진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전국 어디라도 가겠다는 의미다.

 

 

대구 우방건설의 성공, 그리고 몰락

지방 주택건설업체가 수도권에 진출해 성공한 첫번째 사례는 아마도 대구의 우방건설일 것이다. 1978년 대구에서 설립된 우방건설은 1981년부터 아파트 건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1986년에는 대구지역 주택공급실적 1위를 달성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 동력으로 우방건설은 수도권 주택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시기적으로도 좋았다. 신도시 건설사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 건설사업이 붐을 이룰 때였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우방건설은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1997년 상반기에는 전국 건설업체 가운데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아파트 공급량 전국 2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서울의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가 수두룩했던 시절, 지방의 건설업체가 이 정도로 성과를 올렸다는 것 자체가 쇼킹한 일이었다.

 

이처럼 우방건설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시기를 잘 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때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아파트를 수도권 시장에 내놓은 것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3베이 평면, 지하주차장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 안방과 거실, 작은 방을 앞쪽 베란다에 나란히 배치하는 3베이 평면 설계는 1990년대 우방이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을 녹지로 조성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두는 구조도 우방이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우방의 성공은 또 다른 대구 주택건설업체들의 수도권 진출로 이어졌다. 우방에 뒤이어 수도권 주택시장에 뛰어든 청구주택 또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아파트는 대구업체가 잘 짓는다는, 대구 주택건설업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쌍두마차였다. 그 밖에 경남의 동성종합건설 등 많은 지역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이 전국적인 아파트건설 붐을 타고 수도권에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신화가 언제나 아름답게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그들 대부분은 IMF 국제금융위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물론 서울의 대기업들도 많이 무너졌지만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피해는 한층 더 참혹했다. 한국 아파트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까지 일컬어지던 우방건설은 법정관리 기간 중인 2004년 11월 씨앤그룹에 인수합병됐다가 지금은 호남 기반의 삼라건설이 모태인 SM그룹 계열사가 되었다.

 

이들 업체의 실패에는 IMF 국제금융위기라는 특수한 상황과 여러 가지 복잡한 주택시장 내외적 요인이 얽혀있지만, 외형 성장을 우선으로 두는 경영이 반드시 옳은 방법은 아니라는 교훈을 남겼다.

2014년 대구의 중견 건설업체 태왕이앤씨가 우방과 청구의 대구 아파트 신화의 뒤를 잇겠다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 노기원 대표는 올해 초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을 무대로 3,000억원의 각종 건설공사를 수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파트 분양시장은 어느 순간 한계점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 다각화와 수주·확대로 예전의 청구와 우방의 명성을 회복하면서 안정적인 중장기 경영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쓰는 지방업체들의 성공스토리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도권에 진출하는 지방 주택건설업체들이 줄을 이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전국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아예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한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기나긴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미분양 아파트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회사도 있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성공한 업체들이 말하는 성공요인은 대강 정해져 있다. 우량 택지의 선점, 자기만의 특화상품 개발, 거품을 뺀 분양가격 등등이 그것이다.

최근들어 호남기업들의 수도권 진출이 두드러진다. 광주를 근거로 하고 있는 중흥건설의 수도권 데뷰는 성공적이었다. 2002년 중흥건설은 수도권 택지지구인 남야주 호평 평내지구에 무려 3200여세대의 아파트 건설사업에 착수했다. 지방의 중견주택건설업체에게는 다소 버거워 보이던 이 대단위 사업에서 중흥건설은 보기 좋게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에서부터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해 왔던 것이 수도권에서도 수요자들의 호평을 얻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그 후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쾌속 질주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 ‘중흥 S클라스’도 그 성가를 계속 높이는 중이다.

 

지난 해에는 전국 아파트 공급실적 3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전국구 기업임을 증명했다. 중흥건설이 지난 해 전국에 공급한 아파트 물량은 모두 9614세대.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그동안 주택공급실적이 많았던 대형업체들을 제치고 이룬 기록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기업 외형이 커지면서도 내실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 중흥건설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철저한 재무관리가 핵심. 정창선 회장 책상 위에는 언제나 3년 짜리 현금자산 흐름표와 사업계획이 놓여 있다.

 

지난 해 주택건설인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광주의 모아종합건설은 기술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수도권에서도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중견주택건설업체가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모아종합건설은 회사에 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그 연구시스템을 통해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빗물 재활용 에코 에너지 시스템 등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기술을 확립했다. 그 결과 2012년에는 토목건축기술대상 주거용 건축물 부문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모아종합건설이 수도권에 진출한 것은 IMF 금융위기를 겪던 1997년. 박치영 대표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니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파트를 지은 후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은 게 그 후 수도권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 후 화성동탄신도시, 판교신도시, 용인 동백, 김포 한강, 세종신도시 등에서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아종합건설의 브랜드 ‘미래도’ 역시 전국구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호반건설도 이제는 전국적인 브랜드를 자랑한다. 수도권은 물론 세종시 등 전국 주요지역에서 분양에 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금도 주요 택지개발지구에 많은 땅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호반 베르디움’은 대형 주택업체 못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다.

 

 

밀리는 브랜드 파워 극복이 관건

2000년대 초반에 수도권에 진출한 업체들 가운데 성공한 업체들은 많지만 2010년 이후 부터는 고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심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운이 따라서 동탄신도시에서 목좋은 곳의 택지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 우리만의 특별함을 더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동탄신도시에 진출해 성공한 한 중견주택건설업체 임원의 말이다. 이 회사의 경우 첫 성공작이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고 그 후로 비교적 순조롭게 수도권 시장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다음 번의 동탄2신도시 분양에서도 비교적 좋은 결과를 냈다.

 

지방 중견건설업체가 수도권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택건설능력은 대기업과 별 차이가 없는 편이지만 주택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그 외의 변수는 더욱 더 많다.

 

“지방업체가 서울에 진출할 때 가장 큰 문제가 지명도입니다. 지방업체라는 것 자체가 핸디캡인데 거기다 지명도도 없으니 아파트를 아무리 잘 지어도 분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최근 수도권에 진출한 업체들 가운데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건 대부분 마케팅의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의 말.

 

또 다른 분양대행업체 사장은 분양이 저조한 지방 주택건설업체의 경우를 예로 든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나 아파트 설계나 건설공법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한다. 아파트의 품질은 이미 오래 전에 평준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업체들이나 서울업체들이나 아파트 설계, 건설공법 등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거의 평준화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아요. 지방업체들도 아파트를 잘 짓습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인만큼 품질이 우수합니다. 다만 기획력과 브랜드 파워에서는 밀리는 것이 현실이죠.”

경기도 하남에는 서울의 대기업들과 지방 중견주택건설업체가 함께 분양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서울업체의 승리다. 위치나 평면설계, 가격 등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분양성과의 차이는 비교적 큰 편이었다.

 

“서울업체가 뭐가 나아도 낫겠죠. 지방업체도 잘 짓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름이 없으니 망설여지고요. 큰 돈 주고 어렵게 사는 건데 기왕이면 대기업 아파트 사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방업체 아파트는 나중에 팔 때 제값 받기도 어렵지 않겠어요. 혹시 중간에 망할 지도 모르고요.” 생애 첫 내집 마련에 나섰다는 한 젊은 주부는 아무래도 지방업체를 믿기는 힘들다고 했다.

 

수도권 각지에서 벌어졌거나, 앞으로 벌어질 분양대전에 참여할 아파트 수요자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서민들에게는 대단히 큰 쇼핑이다. 제품 자체의 성능과 AS, 그리고 다시 팔 때의 가격에 이르기까지 감안해야 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이 브랜드에 담긴다. 브랜드 파워는 소비자들의 믿음에서 생긴다.

 

지방에서 수도권에 첫걸음을 내디딘 지방의 중견주택건설업체를 믿을 수 있는가? 이것은 지방의 중견주택건설업체들이 뛰어넘어야 할 숙명이다. 브랜드 파워를 기르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획력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단순히 신문 방송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 브랜드가 먹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수요자들의 뇌리에 브랜드를 심어줄 수 있는, 그 브랜드의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방의 중견주택건설업체들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이 브랜드 마케팅이다. 이미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은 대형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으면 안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노무라부동산과 신카이 마코토의 콜라보

지난 해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영화 ‘언어의 정원’. 애니메이션계의 이와이 순지라 불리우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 서정적인 작품은 또 다른 그의 단편 애니메이션과 함께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누군가의 시선’이라는 6분짜리 애니메이션이 그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미래에도 가족의 사랑은 변치 않음을 담담하게 한 편의 시처럼 그려낸 이 애니메이션은 놀랍게도 노무라 부동산의 브랜드 마케팅 작품이었다.

 

노무라 부동산이 기획한 이 작품은 그들의 고급맨션 브랜드 ‘프라우도(Proud)’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품엔 프라우도 맨션이라는 브랜드나 노무라 부동산이라는 회사를 알리기 위한?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애니메이션 소제목이 ‘proud future theater’라는 것, 엔딩 크레딧 직전에 프라우도라는 브랜드 네임이 소개된다는 것,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노무라 부동산이라는 제작자 표기가 전부다. ‘누군가의 시선’은 그러나 부동산회사와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이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는 물론 애니메이션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다른 나라에서까지 애니메이션 애호가라면 꼭 찾아봐야 할 단편작품으로 유명해졌다. 이 작품을 유투브에 올리면서 조회수도 엄청나게 올라갔다(유투브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뛰어난 작품성이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6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담겨 있는 매력적인 그림체와 잔잔하게 가슴을 매만지는 스토리. 노무라 부동산은 작품 자체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을 원했고, 그래야만 자사 브랜드의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남다른 시선으로 제작한 ‘누군가의 시선’은?그들의 맨션 브랜드 프라우도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은 많다. 신문과 방송에 지속적으로 광고를 내기도 하고 TV 드라마에 PPL 광고를 할 수도 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동원하는 방법도 제법 유용하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회사와 브랜드를 널리 알리느냐 하는 것은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함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감안하지 않으면 안될 부분인 것이다.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품질 좋은 주택, 시대를 앞서 가는 창의적인 주택을 짓는 것은 물론 브랜드 마케팅에 앞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수도권이면 어느 곳이든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수도권 진출이 득보다는 독이 될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남다른 기획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나서는 업체라면 당연히 그 예외가 되고 수도권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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