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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주거의 별난 동행이 시작된다]
치유를 꿈꾸는 집, 꿈터

아마도, ‘꿈터’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집이리라.

꿈터는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교육센터와 그 센터를 운영하는 특수교사 가족들의 살림집을

하나의 건축으로 묶어낸 실험주택이다.

자연을 향해, 세상을 향해, 열린 공간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었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집을 짓는 사람들은 꿈을 꾼다. 집은, 그래서 꿈의 산물이다. 세 아이의 엄마 정현정씨(33). 그녀가 꿈꾸는 집은 남달랐다. 특수교사로 활동해온 그녀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통합을 꿈꿔왔다. 그것이 공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도 가능하리라 여겼다.

 

그녀의 꿈은, 햇살 가득한 회랑을 뛰어다니며 자연의 변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집, 더 이상 장애라는 수식어가 장벽으로 여겨지지 않는 포용과 치유의 집, 꿈터로 태어났다.

 

건축주 정현정

동해시는 제 고향이랍니다. 10년간 이 지역에서 단 하나뿐인 아동발달센터를 운영해왔어요. 그런데 치료실이라는 곳이 아이와 엄마를 우울하게 만드는 공간인 거예요. 우리 아이들을 좀 더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치료할 수 없을까, 더 나아가서 일반아이들이 와도 좋아할 만한 공간을 만들어서 통합교육을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직접 만들어 보자는 결심에 이른 거랍니다.

 

경매로 나온 좋은 땅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었고, 뜻에 동감해준 건축가를 만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됐네요. 아이들의 치료와 교육을 위해서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주거와 일터를 하나로 묶되, 프라이버시를 배려한 형태였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하고요. 그리고 한가지 더, 마음을 다해달라고요.

 

발달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뭐든 늦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기능을 가르치죠. 평생 일반 아이들의 뒤를 쫓아가며 살게 되는 거예요. 교사일 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당장 눈앞의 기능보다는 이 아이가 자라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더 고민되더라고요. 이 아이들에게도 삶의 질이 중요하니까요. 엄마들도 삶이 척박하긴 마찬가지예요. 너무 지치고 힘들어해서,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필요해요. 꿈터가 그런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엄마를 위한 비영리카페도 마련했어요.

 

동선을 최대한 길게 만들고 공간도 다채롭게 계획했어요. 자발적으로 뒤져보고 찾아보고 헛갈려하면서 인지력을 높이는 것도 발달교육의 한 방법이죠. 복도의 창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어요. 걸으면서 하늘을 보고 눈과 비를 볼 수 있게끔요. 여름에는 마당에 풀장도 가져다 놓을 거예요. 엄마들을 위한 벤치도 설치해서 일반 엄마들이 누리는 행복을 누리게 하고 싶어요. 아이들은 물론 엄마들도 이 집을 마음껏 활용해서 행복한 성장을 하는데 이 집이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일터와 주거가 공존하는 꿈터는 외부에서 보면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흐른다. 높은 박공지붕이 솟았다가 다시 낮은 지붕이 길게 연결되며 리듬감을 보여준다.

 

1 발달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용할 수 있는 너른 마당이다. 여름이면 이곳에 풀장을 가져다 놓고 아이들을 놀릴 계획이다.

2 나무로 마감한 창과 문, 스페니쉬 기와를 얹은 처마, 곱게 마감한 스타코 벽의 풍경이 따뜻한 인상을 풍긴다.

 

▲ 꿈터는 동해시 평릉동 언덕자락에 자리한다. 아파트단지와 신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자락 밑이다. 큰 도로가 가까이 있어 드나들기 편리하면서도 자연의 기운을 듬뿍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입지다.

 


1 Floor  따뜻하고 건강한 소통을 돕는 집 

꿈터는 일터와 주거가 공존하는 집이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드나드는 아동발달센터와 세 자녀를 키우는 원장의 주거공간이 ㄷ자 형태로 리듬감있게 배치되어 있다. 창과 지붕의 모양이 어느 하나 일률적이거나 단조롭지 않으며, 따뜻한 인상이 가득하다.

 

발달센터는 진입로와 마당초입에서 잘 보이도록 길게 늘어져 있는 반면, 주거공간은 깊은 마당 안쪽에 2층 규모로 집약해 놓았다. 1층은 기능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동선 구성이 돋보인다. 원장실에 마련한 문을 통해야만 주거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구성해서 가족을 배려했다.

 

발달센터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도록 각 공간을 배치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회랑처럼 길게 뻗는 복도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치료실과 놀이공간을 분산해 두었다. 엄마들이 머물며 쉴 수 있는 카페는 마당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집의 중심에 자리한다. 발달센터와 마당도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복층으로 만든 통합놀이실.

이곳에서 발달장애를 겪는 아이들과 일반아이들이 함께 놀며 관계성을 익혀나가고 있다.

특수교사가 함께하면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개별 치료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기존의 삭막하고 낡은 사무적인 공간을 벗어나 밝고 따뜻한 공간에서 발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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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휴식할 수 있는 비영리 카페공간.

통합놀이실을 통해 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이 만나는 것처럼 엄마들도 이곳에서 자연스러운 교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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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사용하는 거실이다. 가족들 모두 마당과 소통하는 넓은 거실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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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공간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계단 옆에 자리한 원장실을 통해 드나들 수 있다.

부엌의 긴 작업대는 언젠가 발달센터 아이들과 요리체험을 하기 위해 마련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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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탐색하고 체험하는 것이 곧 교육이 된다.

아이들은 긴 회랑처럼 뻗어있는 복도를 오가며 창을 내다보고 자연을 느낀다.

복도 끝에서 만난 홀에서는 높은 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감지하게 된다.

마당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문을 마련해 두었고, 아이들을 위한 개수대도 설치해 두었다.

 

 

2 Floor  온전한 휴식이 가능한 살림 공간

다이내믹한 공간이 쉼 없이 펼쳐지는 발달센터와 달리, 2층 규모로 건축된 주거공간은 담백하고 편안하다. 주택 1층에는 넓은 거실과 주방, 게스트룸이 자리를 잡고 있다. 게스트룸은 막내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어머니의 침실이다.


2층은 온전한 밤의 휴식 공간이다. 직업군인인 남편이 퇴근해서 돌아오고, 어린 자녀들이 도란도란 모여 하루 일과를 정리하며 일상을 마무리한다. 아담한 홀을 중심으로 자녀방과 안방, 작은방이 둥글게 모여 있다. 별도로 드나들 수 있는 테라스를 두고 데크를 깔아 오붓한 가족모임 공간으로도 사용한다.

 

올해 초 꿈터에 입주한 이후 가족들의 컨디션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수평적인 아파트에 살 때는 여섯식구가 한 공간에서 북적이려니 적잖이 불편했을 터. 2층으로 공간을 분리해 놓으니 숨 돌릴 틈이 생긴 듯싶다. 겨울철 따뜻하고, 종일 쾌적하고, 잠이 깰 때 개운한 기분이 드는 것에도 감사한다. 그도 그럴것이, 꿈터는 구석구석을 친환경 자재로 마무리한 목조주택이다.


 

 

 

온전한 가족의 휴식이 가능한 2층 공간. 홀을 중심으로 자녀방과 안방, 화장실, 옥상테라스가 빙 둘러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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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나무만으로 편안함과 따뜻함을 디자인한 안방.

기능이 필요한 창에는 시스템창호를 설치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목창을 달아 분위기를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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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에도 목재패널을 적용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욕조를 설치한 바닥을 반쯤 파고들어갔더니,

                                          천장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됐고,

                                          창밖을 의식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샤워를 즐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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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의 일부만을 높이고 비둘기창을 두어 햇살과 달빛을 가득

                                           불러들인 자녀들의 방.

                                           춥지 않으면서도 외기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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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주택에서 드나들 수 있는 독립적인 테라스에 데크를 깔아 활용도를 높였다.

 

 

 

  

 

김정희

 아날로그 아키 대표. 건축을 전공한 후 실내디자인 및 설계 관련 CG작업을 해오다 직접 디자인한 자신의 단독주택이 유명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설계 작업에 뛰어들게 됐다. 집을 짓는다는 건 누군가의 꿈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고 건축을 매개체로 누군가와 소통하며 그들의 삶을 공유하는 작업이라고 믿는 그녀는, 공간을 디자인할 때마다 뛰는 심장소리에 귀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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