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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 맛보기]
네덜란드의 사회임대주택과 주택금융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이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주택분야에서도 관심을 끄는 분야가 있다. 누구나 집 걱정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을 갖춘 주택에서 살 수 있는 네덜란드식 주택정책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주택금융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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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산하기관인 OTB 주택·도시·교통 연구소 연구원인 안드레 아우버한트가 경향신문과 진행한 인터뷰를 보자. 그는 “네덜란드에서 사회임대주택에 사는 일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합한 주택에 살고 있느냐란 문제가 네덜란드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전체 주택 중에서 36%가 사회임대주택이다. 이는 엄청난 물량이며, 사회임대주택에 사는 가족의 40~45%는 고소득층에 속한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네덜란드 전체 주택 중 36%가 사회임대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지만 고소득층도 살 수 있고 사회적 낙인도 없는 사회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한 것은 독특한 네덜란드식 주택정책 시스템 결과이다.

 

네덜란드의 사회임대 부문은 매우 광범위하고 재고는 주택협회(Housing Association)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주택협회는 1901년 제정된 주택법(Housing Act)에 근간을 두고 만들어 졌으며, 오랜 기간 동안 국가에서 상당한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재무적 능력이 있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사회임대 부문에서 만들어진 재정적 자원을 사용하여 주택에 관한 임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이 됐다. 주택협회는 정부가 제정한 법적 틀 안에서 활동하며, 사회주택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주택 분야에서 일하는 독립된 비영리조직이다. 민간조직이지만 공적인 의무를 수행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주택협회가 나서서 임대주택 건설

네덜란드 남부지역에 있는 루트몬트 주택협회의 경우 약 700호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주택 재고의 절반은 아파트이고 나머지는 단독주택이다. 2000년에 새로운 임대주택 11호가 지어졌다. 그 외 신규 주택을 판매하여 얻은 수익은 주택 임대료를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데 활용되고 있다. 2000년에 임대주택 5호를 매각했다. 이처럼 주택협회는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매각하며 협회운영을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 전체적으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주택협회는 매년 약 2만 3000호의 주택을 매각했다. 2001년에는 매각한 주택이 1만 5000호로 감소했다. 세입자들이 원하지 않았거나, 분양받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안드레아우버한트 외 1인). 주택을 건설하기도 하고 매각하기도 하면서 운영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정부의 많은 재정적 지원으로 성장한 주택협회는 1934년에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국가로부터 받았던 재정보조금을 점차 상환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택협회는 국가에서 받은 재정보조금 중 남은 금액은 지자체기금으로 적립해야 했다.

 

이와 같은 네덜란드식 사회임대주택 정책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회주택을 위한 금융체계가 정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 위한 사회주택보증기금 운영

점차 감소되는 정부의 재정 지원에 따른 주택조합의 리스크를 보완하고자 1980년대 후반에 2개의 펀드를 설립하여 정부지원 없이도 주택조합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1983년 주택협회의 전국 연합 조직은 주택협회들이 사용하는 대출에 대해 보증을 제공하기 위한 사회주택보증기금(WSW : (Social House-building Guarantee Fund, 네덜란드어로 Waarborgfonds Social Woningbouw)을 마련했다.

 

WSW는 주택협회가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주택협회의 신용도를 보증해 주는 기금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금조달 체계 구축으로 주택협회는 장기 저리자금을 안정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택개량을 위한 대출만 포함됐지만 점차 단계적으로 확장되어 주택협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형태의 대출을 보증하고 있다.

 

1988년부터 정부는 사회임대주택의 건설을 위해 어떠한 대출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주택협회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보증으로 자본시장에서 대출을 이용했으며, 현재 모든 대출은 사회주택보증기금(WSW)이 보증한다.

 

펀드로 재정 빈약한 주택협회 지원

1987년에 또 하나의 펀드가 만들어진다. 주택법 Section 59에 근거하여 중앙주택기금(Central Housing Fund : 네덜란드에서는 CFV로 명명)이 설립됐다. 일종의 연대책임 기금형태(solidarity fund)로 사용 목적은 재정적으로 빈약한 주택협회를 지원하는데 있었으며, 재원은 주택협회가 자산규모에 따라 출자한 의무 분담액(obligatory contributions)으로 조성되었다.

 

중앙 또는 지방정부는 이 기금을 통해 금융 문제를 겪는 주택협회를 지원함으로써 파산한 주택협회에 대해 최초의 금융 안전망을 형성한다.

 

재정적 문제가 있는 주택협회는 신청에 따라 이 기금(3년간 무이자 조건)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구조조정(restructuring)이 목적일때, CFV는 지방정부와 상의하여 주택협회에 지원되는 지원금 중 절반은 기금에서 지원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지방정부가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해당 지방정부와 주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 

 

아래 <그림1>은 네덜란드 사회임대 부문의 금융 지원체계이다. 주택협회는 사회주택보증기금(WSW)의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지방정부로부터 ISV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며, 임차인의 임대료를 가지고 운영하다.

 

 

 

 

ISV(Investeringsfonds Stedelijke Vernieuwing)는 2000년에 새로운 도시재생을 위한 투자기금으로 그 동안 주택협회를 지원하던 다양한 보조금이 도시 및 농촌재생법하에서 지방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보조금과 함께 통합되어 만들어진 보조금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재정지원이 감소되더라도 사회주택의 사회적 안전망의 기능은 해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WSW와 CFV를 정부 예산과 별도 운영했다.

이러한 금융체계 구축으로 네덜란드는 재정지원의 유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사회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재정 감소로 사회주택 공급을 줄여가고 있는 영국과 차별화된 금융구조일 뿐만 아니라 사회주택 태동기에 있는 우리나라가 눈여겨봐야 할 체계이다.

 

지자체와 중앙정부 사회주택 공급 지원해야

지금까지 우리나라 임대주택 공급은 공공이 주도해 왔다. 공공주도의 임대주택 공급은 재정지원의 한계로 물량을 늘려나가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지역특성을 고려한 임대주택 공급도 어렵고, 누구나 살 수 있는 보편적인 임대주택 공급시스템 구축이 어렵다.

 

다양한 비영리단체가 사회주택 공급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정착시켜 다양한 주택임대 수요를 수용하고,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사회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사회주택기금을 설치하고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아직은 지자체 단위의 초보적인 움직임이다.

이러한 지자체의 움직임을 견고하게 지원할 수 있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직 및 금융지원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의 유연한 활용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연계할 수 있는 중간조직의 구상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고민의 시작이 국민의 주거안정 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작이다.

 

 

김덕례

현재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가천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토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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