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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한국소방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조합운영 정상화와 소방산업 국제전시회 통해 성장발판 마련”

이기원 이사장은 지난 2014년 4월 취임 이후 회원수를 크게 늘리고, 운영을 정상화하면서 조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제소방산업 전시회를 기획해 우리나라 소방산업의 진흥을 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반 주택에도 기초소방설비의 설치가 의무화돼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기원 이사장을 만나 전시회 및 소방산업, 조합운영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취재 권혁거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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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C4홀에서 ‘2016 서울국제소방산업전시회’가 열린다. 한국소방산업협동조합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기업들의 판로 및 시장개척 등을 위한 비즈니스 중심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100여개 소방관련 기업이 140여 부스에 전시할 품목은 소방장비와 소방공사, 소방안전, 소방기동운송장비, IT서비스 등이다. 소방장비 제품은 화재진압장비를 비롯해 인명구조장비, 구급장비, 제독장비, 개인안전장비 등이다. 소방공사관련 제품은 소화설비와 소방시설, 경보설비, 유압설비, 압축공기, 가스승압기 등이다.

 

소방안전관련 제품은 방화복과 보호구, 방독면 등 소방의류와 소화기와 소화약제 및 소화가스 등 소화기류, 화재감지장치와 감지카메라, 가스누설경보기 등 감지·경보기류 등이 전시된다. 소방기동운송장비로는 소방차와 살수차, 소독차 등 특장차량이 전시될 예정이다. IT서비스 관련제품으로는 재난안전시스템과 무선통신기기, 소방설계 및 공사점검시스템 등이 전시된다.

 

“전시회 통해 제품개발 및 판로개척 등 기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소방관련 전시회는 모두 국민안전처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주로 소방안전체험과 관련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조합에서 주최하는 국제전시회는 소방관련 기기 및 설비들로, 제대로 된 의미의 산업전시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관련 제품의 개발 등 산업진흥과 함께 해외홍보 등을 통한 시장개척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기원 이사장의 얘기다.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회는 새로운 판로 및 시장개척을 비롯, 제품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혁신 및 전문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통한 업계간 교류, 소비자들에게 우수 품질의 소방용품 구입기회 제공, 그리고 이를 통한 소방산업 발전의 토대마련 등이 개최목적이다.

 

전시기간동안 세미나 및 신제품 설명회 등도 열린다. 권장소방용품 내용연수 포럼을 비롯, 최신 소방안전기술 세미나, 소방시설 내진설계 기준적용 세미나, 한·중·일 국제세미나 등이 열린다.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내년 2월부터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등 일반주택에도 소방설비 설치가 의무화되는 만큼 이에 맞춰 주택용 소방시설 할인마켓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 해외 유관기관을 통한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해 상담회를 여는 등 전시제품의 해외시장 개척도 지원해준다. 출품업체들에 대해서는 전시회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등 홍보가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소방청 관계자들과 MOU를 체결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기원 이사장은 격년제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행사보다 앞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안전 및 소방관련 산업전시회가 열렸지만, 2007년 행사를 끝으로 열리지 못했다. 소방산업협동조합에 문제가 생기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던 것이 이기원 이사장의 취임으로 운영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다시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거의 1회 전시회나 다름없다’는 것이 이기원 이사장의 설명이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회에 국민안전처 등 관련 정부 부처가 후원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소방산업을 정부에서 주도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민간과 정부의 역할은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체험 중심의 전시는 정부 주도로 하되, 산업관련 전시는 민간에 맡기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이사장이 털어놓는 이번 전시회에 대한 아쉬움이다. 참여업체도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일본의 몇몇 기업은 참여를 원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다. 아마도 다음 전시회때는 일본기업들을 비롯한 해외 소방관련 업체들의 참여도 늘어나고, 전시회의 성격을 이해해 정부에서도 후원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사장 취임후 회원수 늘고 신뢰도도 높아져

한국소방산업협동조합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조합의 연혁에 따르면 1968년 12월7일 창립총회를 가졌고, 이듬해 4월9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조합이 보증문제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회원수도 크게 줄어 이 이사장 취임당시 53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기원 이사장 취임후 조합운영을 정상화하면서 회원수를 늘려 지금은 취임당시의 3배 규모인 160여개에 이른다. 조합원들로부터의 신뢰도도 많이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목표는 회원사를 250개사로 늘리는 것이다. 조합의 명칭도 당초 ‘한국소방기구공업협동조합’에서 좀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한국소방산업협동조합’으로 바꿨다. 이번 전시는 바로 조합운영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기존 회원들의 결속과 함께 새로운 회원들의 가입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별로 프로그램을 정해 산행과 골프 등의 체육행사를 갖는 것도 그 일환이다. 소방산업기술원과는 소방산업 발전과 기술지원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류를 갖고 있다. 연간 7회의 분과별 모임 등 모두 12차례의 정기적인 모임이 이루어진다.

 

그는 우리나라 소방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개선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소방관련법으로는 관련 제품의 새로운 개발을 기대할 수 없어 새로운 제품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규격화된 제품만 생산하면 되는 현재의 구조로는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소방관련 제품의 기술수준을 얘기할 때 정부나 국회쪽에서는 후진국 수준으로 봅니다. 그러나 소방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은 우리 기술수준 자체가 낙후돼 있기 때문이 아니라 관련법의 낙후 때문입니다. 기술이 있어도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않으려는 것이죠.”

 

이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방관련 제품의 시장규모는 연간 1조6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800개 회사 정도가 된다. 한 업체당 20억원 정도의 매출규모를 생각할 수 있다. 현재의 시장규모에다 현재의 법체제 아래에서는 업체 입장에서 굳이 새로운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기원 이사장은 취임 후 조합운영 정상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 국민안전을 위한 소방용품 권장내용연수 기반 연구(2016.4.27) 2 화재캠페인(2016.5.21) 3 소방산업캄보디아 현지시찰.(2016.6)

 

 

“낙후된 소방관련법 등 개선 필요”

현재 소방산업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중 절반 정도는 실제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이 기술을 정작 소방관련 제품개발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소방관련 제품을 생산해 봤자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기원 이사장이 운영하는 신우전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신우전자에서는 초소형 전기화학식 가스센서와 계측전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산업핵심기술개발을 위한 국책과제에 선정돼 2020년까지 4년간 50억원의 지원도 이루어진다. 정작 이 기술은 소방관련제품 개발을 위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방관련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수출용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국내규격에 맞춘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져서 해외에 수출할 수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규격에 맞기만 하면 제품의 질이나 성능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제품을 개발해도 국내에서 소비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기원 이사장은 2015년 8월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로도 선출됐다.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는 한국소방산업협동조합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 14개 소방관련 단체가 가입돼 있으며, 회원수만 60만여명에 이른다. 비영리 민간단체로 2011년 12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받았다. 

  

총연합회는 소방단체를 육성, 지원하고 소방인의 사회참여 및 역할강화와 권익신장을 도모하며, 소방에 대한 일반국민의 이해촉진과 함께 각종 소방정책의 연구기획 및 조사, 자문 등을 통해 소방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8년 설립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개발도상국에 대산 소방장비 무상지원, 소방공무원 등의 유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 전국 소방인 정보교류 및 소통, 우수 소방인재 육성, 소방발전 포럼 개최, 화재안전 캠페인 및 소방인 친선 경기대회 등이다. 장학금 지원 등을 위해 대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있다. 후원은 기부금이나 물품지원 등이 가능하다.

 

 

 

▲이기원 이사장은 금융위기때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안정을 기업인의 가장 우선적인 덕목으로 꼽는다.

 

 

“기업인의 첫 번째 덕목은 직원들의 안정”

이기원 이사장은 당초 가스안전 및 소방안전제품 관련회사에 다니다가 1989년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일반 직원들보다 두배가량 많은 급여를 받았다.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하는데 급여가 높다보니 마땅히 갈 업체를 찾지 못해 스스로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는 것이다.

 

‘신우전자’가 바로 그 회사다. 이 회사는 소방 및 가스안전관련 부문에서는 국내 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업체다. 가스누설경보기와 가스누출차단장치, 검지기, 가스센서 등 가스관련 제품과, 자동식 및 수동식 소화기, 화재감지기 등 소방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에 수출도 이루어진다.

 

그의 창업 이후 회사는 잘 나갔다.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은 IMF때도 신우전자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정부에서 주택경기 부양책을 쓰는 바람에 건설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작 위기는 200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때 찾아왔다.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만 해도 어음을 많이 사용할 때였는데, 우리 회사도 건설사 등으로부터 받은 어음중 부도로 이어진 것이 약 100억원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회사의 규모로는 엄청난 타격이었죠. 더구나 우리는 돈을 못받았지만, 우리는 대금을 지불해야 했으니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 전체규모의 70% 정도가 날아갔습니다.”

 

금융위기뿐 아니라 당시 큰 돈을 들여 개발했던 음식물처리기와 초음파살균세척기 등이 때마침 터진 방송보도로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요인이 됐다. 후에 타사의 제품과 신우전자 제품의 전기사용량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런 문제는 한번 보도가 나가면 관련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이기원 이사장도 한때 사업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사회적인 차원에서나 직원들을 위한 차원에서나 회사를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공장을 팔고, 개인 사재를 털어서 회사를 다시 복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금융위기 이전의 상태로 거의 복구됐다고 한다.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제품은 사명감이 없으면 안됩니다. 제품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자칫 문제가 생기기라도 할라치면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나친 경쟁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소방안전과 관련된 제품의 질도 높아지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법개정 등을 통해 낙후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기원 이사장은 ‘국민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직원들의 가정을 안정되게 해준다’는 것을 회사경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회사 직원들을 안정시켜주는 것이야말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의 첫 번째 덕목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회사의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해외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이기원 이사장은 자신의 회사업무는 물론, 조합일에 총연합회일까지 바쁘게 움직인다. 스포츠도 좋아해 화성 신우FC를 창단한 구단주로, 경기도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화성 신우FC는 40여개 팀이 활동하는 K3리그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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