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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대책 내용과 시장영향 ②대책발표 이후 시장 움직임]
조정대상지역 시장은 위축 조짐, 일부 풍선효과도 나타나

11·3대책이 당초 예상보다 강한 내용을 담았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시장분위기도 위축되고 있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강남지역을 비롯한 조정 대상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것을 비롯해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풍선효과로 대상에서 비껴간 지역들로 수요자들이 이동하는 현상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취재 주택저널 편집팀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11·3대책이 발표된 이후 지역별로 다소 다른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조정대상이 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온도차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12월 주택공급예정 물량을 보아도 서울이나 부산 등 대책의 타깃이 된 지역들은 공급이 줄어든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강남3구 등 아파트값 하락세

서울의 경우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1·3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전국 153개 시군구 3만327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11월14일 기준 ‘주간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0.04% 오르며 3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강남3구의 하락세 전환이 눈에 띄었다. 강남구 -0.03%, 서초구 -0.02% 및 송파구 -0.01% 등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지역별 맞춤 부동산 규제강화 정책인 11·3 부동산대책 시행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3구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은 크게 하락한 곳이 없다.

 

서울은 0.06%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상승폭은 둔화됐다. 마포구는 0.21% 올랐다. 강남 및 여의도로의 출퇴근수요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성북구는 0.14% 올랐다. 고려대, 개성고등학교, 길음중학교 등 관련 학군수요가 발생하며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침체전조론’과 ‘풍선효과론’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전체적인 오름세가 둔화되는 현 상황이 향후 침체기를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전국적인 둔화폭보다는 강남 등 주요 규제지역의 충격이 더 커 곧 다른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지방은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과 제주 등 투자수요가 높은 곳의 상승세는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충청. 영남권 등 주택이 과잉공급되거나 지역 경기가 침체된 곳이 하락세도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의 경우 0.23% 올라 가장 많이 올랐으며, 부산 남구와 진구도 상승률이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대체로 보합 내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주요 하락지역이 모두 지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북구는 -0.2%, 경북 경산 -0.16%, 청주 상당구 -0.16%, 대구 달서구 -0.13% 등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최근들어 내림세를 보여온 곳들이다.

 

재건축 분양시장에도 찬바람

11·3 대책발표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강남지역 재건축 시장이다. 이번 대책에 강남 4구와 경기 과천지역의 재건축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내용이 들어갔다. 이에따라 대책발표 이후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거래와 호가가 끊기고 분양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들도 줄줄이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재건축 시장은 규제이후 가격을 대폭 낮춘 매물이 속속 등장하면서 매출이 쌓이고 있으나 사겠다는 문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재건축지구의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절벽을 이룬 상황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재건축단지 매매가격 상승률은 연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의 경우 10월 마지막 주 -0.02%를 기록한 데 이어 11·3 대책 직후에는 -0.21%, 그리고 다음주에는 -0.09% 등으로 3주 연속 떨어졌다. 송파구는 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동구와 서초구도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강남4구의 아파트값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측은 강남 4구 재건축 단지에서 저가 매물이 증가하고 매수문의가 현저히 줄면서 많은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이며, 당분간 이런 한산한 시장이 유지되면서 하락폭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조합원입주권 거래량이 대폭 준 가운데 건설사들은 분양시장 전망이 밝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분양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단지들은 일단 기존 분양일정에 따라 분양을 하지만 이후 분양시장이 악화되면 분양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분양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조합원 입주권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11월13일 현재 강남 4구 입주권 거래량은 38건이다. 날짜를 계산해도 지난 10월의 89건에 비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남 4구 아파트 전체 거래량도 지난 10월 3190건에서 11월13일 기준 1083건으로 떨어졌다.

 

실제 관리처분 총회를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의 경우 10월에는 9억원에 거래되던 36㎡가 8억9000만원으로 1000만원 떨어졌다. 42㎡는 9억5000만원에서 10억원 하던 것이 9억3000만원까지 낮아졌다. 개포주공 1단지 49㎡도 10월에는 10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1월 들어 10억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다만 개포주공 4단지의 경우 다소 관망세 분위기도 없지는 않지만, 분양일정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 4단지는 개포지구 내에서도 사업 속도나 입지가 좋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1982년 12월 입주한 개포주공 4단지는 최고 5층, 총 58개동 2840세대 규모로, 재건축 이후 GS건설의 개포 센트럴 자이(가칭) 최고 35층 총 34개동 3256가구로 새로 태어난다. 인근 개포주공 2, 3단지와 일원동 현대아파트(래미안루체하임)에 이어 5, 6, 7단지 재건축도 추진중이어서 모두 마무리되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주거지역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전매제한 비껴간 부산지역은 온기

11·3 부동산대책 여파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주택시장에 냉기가 흐르고 있는데 반해 전매제한 규제를 비켜간 부산 주택시장은 오히려 온기가 돌고 있다. 서울은 25개 구 전역의 공공·민간택지가 ‘청약 조정지역’으로 묶였고, 경기 과천·성남시의 공공·민간택지와 하남·고양·남양주·화성(동탄2신도시) 공공택지 등도 조정지역에 포함됐다.

 

그러나 청약 과열 양상을 보이며 올해 청약시장이 재고 주택시장을 견인한 부산의 경우 주택법상 지방의 민간택지는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부동산대책에서는 재당첨과 1순위 제한 등만 적용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구 우동 두산 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57.02㎡는 11월 중순 12억6640만원에 거래돼 지난 10월의 최고거래액인 11억3000만원(57층)보다 1억3640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래구 명륜동 명륜 아이파크1단지 전용면적 85㎡는 10월 최고 5억2500만원(21층)에 거래됐으나 11월에는 같은 평형이 5억4000만원(20층)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1500만원이 올랐다. 남구 대연동 대우푸르지오 전용 129.2㎡는 지난달 최고가 5억2000만원(6층)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5억3500만원(5층)에 거래돼 1500만원 올랐다.

 

부산의 경우 이번 부동산대책의 직접적 규제 대상인 청약시장도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는 지난 9월 동래구 명륜동에서 GS건설이 분양한 명륜자이 1순위 청약에만 18만1152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523.56대 1로 올해 전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해운대구 우동에서 분양한 마린시티 자이도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450.42대 1, 남구 대연동에서 지난 8월 분양한 대연자이는 1순위 청약자 14만1953명이 몰려 평균 330.12대 1을 기록했다. 11월3일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해운대구 반여동 해운대센텀트루엘 1·2단지도 7만9475명이 몰려 평균 2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 지역의 월별 평균 청약경쟁률을 봐도 지난 4월 평균 168.8대 1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여름철 비수기인 6월과 7월을 제외하고는 이달 현재까지 꾸준히 세 자릿수 경쟁률을 지켜오고 있다. 11월 현재 청약경쟁률은 205.9대 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에 힘입어 부산에는 연말에도 청약 조정지역 등에서 분양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대림산업이 부산 동래구 명장동 명장1구역을 재개발하는 ‘e편한세상 동래명장’ 전용면적 37~84㎡ 828가구가 일반분양을 앞뒀고, 금호건설은 수영구 남천동 삼익빌라를 재건축하는 ‘남천 금호어울림 더 비치’ 전용면적 84~104㎡ 139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문가들은 부산 재고주택 시장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다소 축소되더라도 올해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영남권 투자 수요가 틈새를 찾아 몰리면서 청약 열풍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수요 줄어 실수요자에게는 기회

한편 11·3부동산 규제대책이 실수요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억제돼 실수요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분양되는 단지에는 허수가 줄어 내 집 마련을 생각하는 실수요자라면 대책 이후 분양하는 단지들을 노려볼 만하다. 

 

실제로 이번 대책을 피한 지역에서 실수요자들을 겨냥한 아파트 공급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용인·광주·수원 등이 그곳으로, 이들 지역에서 소형아파트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이들 물량은 전매제한 강화나 1순위·재당첨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데다가 가격 상승폭이 높은 소형이라 청약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 투시도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광주, 수원 영통 등의 지역에서 전용면적 75㎡ 이하의 소형 비중이 높은 단지들이 공급된다. 이들 지역은 11·3대책에서 정한 조정대상지역에 속하지 않는데다 최근 몇 년 동안 소형아파트 공급도 많지 않았다. 최근 소형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지역에 공급된 소형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높게 나타났다.

 

대우건설이 지난 11월 9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의 ‘수지 파크 푸르지오’의 경우 전용면적 59㎡가 1순위에서 평균 21.59를 기록, 전용면적 84㎡(11.59대 1)보다 2배 가량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용인 수지구는 2007년 이후 지난 10년간 전용면적 75㎡ 이하의 소형 아파트 공급이 전체 공급의 9.24%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뜸했다.

 

소형 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더샵그린스퀘어’ 전용면적 64㎡(2층)의 경우 3억79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분양가 대비 9640만원 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29층(4억7500만원)과 전용면적 115㎡ 38층(6억3800만원)이 거래가 이뤄지며 분양가 대비 각각 5480만원, 500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보다 높다. 송도국제도시는 최근 10년 동안 전용면적 74㎡ 이하의 소형아파트 공급이 전체의 12.45%에 불과했다.

 

서울지역 또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11·3대책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물량이 예정된 곳들이 있다. 서울의 경우 그간 신규 물량이 한정적으로 공급돼온 탓에 청약 과열현상을 빚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대책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규 분양단지인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가 그런 사례로 꼽힌다. 관악구는 기존 아파트의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데다, 까치산공원 재정비사업 분양(2013년, 총363가구)을 제외하고는 오랜 기간 이렇다 할 브랜드 아파트 신규 공급이 없어 새 아파트로의 이전 및 대기 잠재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지는 청약요건 강화와 전매제한 강화 등의 적용을 받지만, 그 때문에 실수요자에게는 그만큼 유리하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기존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낮아질 수는 있으나, 워낙 실수요자층이 두터운 곳이라 지역내 수요만으로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진 기사보기>

①11·3대책 어떤 내용을 담았나

②대책발표 이후 시장 움직임

③전문가가 본 시장전망과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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