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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금리와 ]
금리인하요구권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금융소비자들은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준금리가 동일한데 소비자가 감당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구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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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매월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지난 6월에 1.25%로 인하한 후에 계속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의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저금리를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5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1.5%였다. 당시 A은행의 분활상환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상품의 평균 가산금리는 0.39%였고, 최종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6%였다. 2016년 6월 기준금리가 25bp(1bp=0.01%) 인하되었고, 은행에서 결정하는 가산금리는 3bp 소폭 증가했지만, A은행의 최종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74%로 32bp인하했다.

 

그러나 2016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가 2016년 6월 0.42%에서 10월 1.35%로 크게 올라갔다.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동일한 상황에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가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한다. 2016년 10월 들어 가산금리가 1%대로 급격히 높아졌다.

 

 

 

 

소비자 체감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높은 이유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준금리가 동일한데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달라지는 이유는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구조 때문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대출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계로 결정된다. 금리자유화에 따라 각 은행별로 자금조달원가, 예상 손실비용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금리자유화는 금리에 대한 규제를 풀어 금리가 자금의 수급을 반영하여 탄력성 있게 움직이도록 하는 정책으로 우리나라는 1991년 8월에 수립된 ‘4단계 금리자유화 추진계획’에 따라서 1997년 7월 제4단계 금리자유화를 시행했다.

 

대출 기준금리는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 시 기준이 되는 금리로 은행의 자금조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나 금융채금리, CD금리 등 공표되는 금리를 사용하고 있다(<표1> 참조).

 


 

 

가산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되는 금리로 각 은행의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목표이익률, 가감조정금리 등으로 구성되며, 이 외에 기타 대출 기준금리와 은행 자금조달금리 차이 조정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때 업무원가는 대출취급에 따른 은행 인건비, 전산처리비용 등이며, 법적비용은 보증기관 출연료와 교육세 등 각종 세금이다.

 

위험프리미엄은 고객의 신용등급이나 담보 종류 등에 따른 평균 예산 손실비용 등에 대한 비용이다.

목표수익률은 은행이 부과하는 마진율을 의미하며 가감조정 금리란 은행 본점이나 영업점장 전결 조정 금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결정구조에서 금융시장을 반영한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인상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시장상황이 급변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 등이 상승하면서 전체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3년 3월, 금리인하요구권 도입

은행 관점에서 보면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은행별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금리 산출 시스템에 따라 자율적인 책임 하에 결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정책적 목표를 고려해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은행의 가산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내수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정책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정책적 효과성도 낮아진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부담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자는 금융비용이 상승하면서 가계부담으로 작용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은행권의 금리는 계속 상승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금리상승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다. 금융당국이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2003년 3월 우리은행에서 처음 도입한 후 많은 금융기관들이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1금융권의 일반대출을 대상으로 했고, 주택담보대출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담보물건에 대해서는 금리인하 요구를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이후에 2금융권의 저축은행까지 금리인하 요구권을 확대·적용했고, 2015년 5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에도 적용하도록 금융감독원에서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5년 8월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을 금리인하요구권을 차주 및 대출종류에 관계없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에 따른 금리인하 실적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27만3504건에 이르며 이들의 대출 잔액은 85조 504억원에 이른다. 은행이 14만7916건으로 가장 많으며, 제2금융권은 12만5588건으로 은행권보다 실적이 낮다. 제2금융권에서도 상호금융의 금리인하 건수가 11만867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험사 및 저축은행, 여전사의 금리인하 실적은 미미하다.

 

 

 

 

 

금리인하요구권 행사할 수 있는 조건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금리인하요구권은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른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대출을 사용하는 고객이 본인의 신용상태에 현저한 변동이 있는 경우, 증빙자료를 은행에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평가를 받아 금리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적용 대상이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르다. 가계대출은 직장변동, 연소득 변경, 직위변경, 신용등급상승, 자산증가 등이 발생할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프리랜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고정적 수입이 발생하거나 안정적인 직장 입사한 경우에 요구할 수 있다.

 

기업대출의 경우는 회사채 급상승, 재무상태 개선, 특허권 취득, 담보제공 등의 요건이 달라졌을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예전에 연체경험이 있던 기업의 경우, 최근 6개월간의 연계내역이 없다면 신용등급 재심사를 통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도입당시에는 1금융권만 해당됐지만, 2013년 이후에는 농협, 수협중앙회 지역조합 및 보험사, 여신전문 금융회사(할부금융, 카드사 등) 등도 모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신청은 대출 지급일로부터 6개월 이상이 경과한 후부터 가능하지만 금융사별 약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금리인하 가능 횟수는 연간 2회 이상이 가능한데 당초 가능횟수가 2회로 한정되었다가, 2016년 「금리인하요구권 확대 개선」 방침으로 변경되면서 2회 이상으로 되었다.

 

금리인하요구를 위해서는 여신(대출)조건변경신청서를 작성하고 급여명세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재직증명서 등 입증할 서류를 제출하고 이외에 별도로 필요한 경우에는 신용등급평가 및 담보평가 관련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서류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신청할 경우, 3개월 이내에 재신청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구비서류를 꼼꼼히 챙겨서 신청해야 한다.

 

미국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일정 시간이 지나서 오르게 된다. 결국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잘 활용하여 금리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면 가계부담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현재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가천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토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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